DX 컨설팅 역량 힘주는 IT서비스 빅4
SI사업서 탈피 시장 확대 노려
SK C&C '애커튼파트너스' 출범
IT서비스 대기업들이 컨설팅 역량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기존 SI(시스템통합) 사업의 틀에서 벗어나 고객사 DX(디지털전환)를 체계적·전문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면서 시장 확대를 노린다.
시장조사기관 KRG(날리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올해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전년대비 4.7% 성장한 15조5900억원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 중 컨설팅 시장은 클라우드를 비롯한 DX 관련 수요에 힘입어 8.1% 성장, 93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비대면 확산과 함께 클라우드 전환도 가속화, 민간뿐 아니라 공공부문도 디지털플랫폼정부를 목표로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부터 챗GPT 등 생성형AI(인공지능)까지 디지털 신기술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역할 확대로 IT 복잡성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SPRi(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조사에서 국내 대기업(1000인 이상)은 93.4%가 DX를 추진 또는 계획 중이지만, 중소기업(100인 미만)은 그 비율이 17.5%에 불과했다. 충분한 전문인력 보유로 IT기술력 내재화가 가능한 곳들과 달리 상당수 기업은 자사가 보유한 데이터로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해당 비즈니스모델에 적합한 인프라는 무엇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이에 IT복잡성 해소뿐 아니라 디지털 비즈니스 발굴·확대를 위해 DX 컨설팅을 찾는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김창훈 KRG 부사장은 "하반기 들어 경기회복 조짐이 조금씩 보이면서 특히 중견기업들의 DX 관련 수요와 투자가 연초보다 늘어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DX 컨설팅 역량을 갖춘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의 시장 공략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며 "DX가 아직 글로벌보다 활성화가 더딘 편이지만 결국 중소기업들까지 확산될 수밖에 없다. IT서비스 기업들의 컨설팅 역량 강화는 단기적인 성과 창출보다는 장기적인 시장 확대를 위한 포석"이라고 풀이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사업부 내 전문조직을 중심으로 DX 컨설팅을 전개하고 있다. 제조·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쌓아온 IT서비스 역량과, CSP(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이자 MSP(관리형서비스제공사)라는 특징을 살린다. 고객사 비즈니스와 IT현황에 대한 표준화·자동화된 진단을 통해 중·장기 사업을 고려한 클라우드 이행 방안을 제시한다.
회사가 자랑하는 SCP(삼성클라우드플랫폼)뿐 아니라 타사 클라우드까지 아울러 고객 맞춤형 IT인프라 마련을 위한 도움을 제공한다.
LG CNS는 컨설팅 전문조직 '엔트루'가 고객사 DX 파트너이자 싱크탱크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30년 이상의 컨설팅 업력을 바탕으로 제조·금융·통신·서비스·유통·공공 등 전 산업군에 걸쳐 DX를 돕는다.
산업영역별로 세분화된 체제로 운영되며 약 200명의 전문가가 포진했다. 올해 초에는 관련 팀들을 모아 CX(고객경험) 전담조직으로 확대 개편, 고객사 기업과 임직원을 아우르는 TX(종합경험) 컨설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클라우드 도입·운영, AI 디스커버리, 스마트팩토리와 제조DX, 금융DX 기술·서비스 도입, ERP(전사자원관리) 마스터플랜, 고객 데이터 마케팅 등 2000여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다.
SK㈜ C&C는 고객사를 위한 디지털 코치이자 비즈니스 씽킹 파트너로서 컨설팅 자회사 '애커튼파트너스'를 이달 출범했다. 기업 전반을 포괄하는 DX 전략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 주요 사업 PI(프로세스혁신)·ISP(정보화전략계획), 제조 엔지니어링 및 DX기술 등에 대한 종합 컨설팅을 제공한다. 고객 요구사항과 최신기술을 조합해 현업·실행 중심으로 전략과 실행 방안을 제시하고자 주요 산업 및 디지털 기술 분야별 전문 컨설턴트를 배치했다. 빠른 시장 안착과 고객 신뢰 확보를 위해 우선 제조·통신·ESG 분야를 중심으로 고객 맞춤형 디지털 컨설팅 서비스를 선보인다.
최근 'IT서비스 빅4'로 부상 중인 현대오토에버는 차세대ERP와 CRM(고객관계관리) 및 스마트팩토리 등 엔터프라이즈IT분야 DX 컨설팅 전담 조직을 갖추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 HMGICS(현대모빌리티글로벌혁신센터) 사업 참여 등 다양하게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업무 전반을 분석하고 최적의 IT 전략을 제시하는 컨설팅을 추구한다. CX 관련 변화가 가속되는 상황에서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와 종류의 고객 데이터를 통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협회 부회장은 "계획과 실행이 피치 못하게 혼재돼 차질을 빚기도 했던 과거 SI사업 환경과 달리, 이젠 IT서비스를 위한 종합적인 파악과 전문적인 분석을 통해 체계적인 수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컨설팅 역량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견중소기업까지 클라우드를 비롯한 DX 관련 잠재 수요는 상당하므로, 이를 발굴·활성화할 수 있는 컨설팅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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