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흑해곡물협정 무효”선언…곡물가격 급등·식량 위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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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의 사실상 종료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흑해가 봉쇄돼 2000만t이 넘는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아프리카와 중동 등 주요 수입국에서 식량난이 가중되고 식량 가격이 상승하자 유엔과 튀르키예가 중재에 나서 같은해 7월22일 흑해곡물협정이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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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의 사실상 종료를 발표했다. 이에 곡물 가격과 식량 위기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타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흑해곡물협정과 관련해 “러시아 관련 사항이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협정이 효력을 잃었다”며 “오늘부터 협정은 무효”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당분간 협정이 중단된다”면서 “사실상 협정이 종료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흑해곡물협정에서 러시아와 관련된 부분이 충족된다면, 러시아는 즉각 협정의 실행으로 복귀하겠다”고 밝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음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흑해가 봉쇄돼 2000만t이 넘는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아프리카와 중동 등 주요 수입국에서 식량난이 가중되고 식량 가격이 상승하자 유엔과 튀르키예가 중재에 나서 같은해 7월22일 흑해곡물협정이 체결됐다.
이후 1년 동안 밀과 옥수수 등 3280만t의 식량이 흑해와 접한 우크라이나 항구 세 곳을 통해 3개 대륙 45개국으로 수출됐다. 협정은 러시아의 이탈 위협 속에서도 세 차례 연장되며 식량 부족과 곡물 가격 급등세를 진정시키는 성과를 거뒀으나 크렘린궁의 이번 거부로 네 번째 연장에는 실패했다.
러시아는 곡물협정에 응하는 대가로 서방이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를 대러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음에도 실제 수출량이 늘어나지 않았다면서 거듭 불만을 표시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러시아의 암모니아 수송관 가동도 재개해달라고 요청해왔으나 우크라이나의 반대로 좌절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3일 러시아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이익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일방적인 게임”이라고 비난하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이 협정을 여러 차례 연장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지난 15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는 “아프리카처럼 꼭 필요한 곳에 식량을 공급한다는 협정의 주요 목표가 이행되지 않았다”면서 협정 자체의 성과도 부인했다.
흑해곡물협정 연장 실패에 따라 지난해 식량 위기가 재현될 것으로 우려된다. 흑해곡물협정이 체결되기 전인 지난해 6월 세계 밀과 옥수수 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56.5%와 15.7% 상승한 바 있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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