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많은 엄마 때문에"...지하차도 참사 생존기 '눈길'

연종영 기자 2023. 7. 1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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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잖은 인명을 앗아간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를 가까스로 모면한 시민들의 온라인 생존기(生存記)가 화제다.

충북 청주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아이디 '링링'을 쓰는 회원 A씨는 침수사고 당일(15일) 청주시 가경동 집으로 가려고 버스를 탔다가 운전기사가 유턴하는 바람에 출발지인 오송역으로 되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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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운전사 회차 덕분에 목숨 건진 맘카페 회원
운전기사 유턴에 "저 집에 어떻게 가죠?"
[청주=뉴시스] 연종영 기자 = 지난 15일 발생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지하차도 참사를 가까스로 모면했던 시민들의 다양한 생존기가 온라인에서 눈길을 끈다. 2023.07.17. jyy@newsis.com


[청주=뉴시스] 연종영 기자 = 적잖은 인명을 앗아간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를 가까스로 모면한 시민들의 온라인 생존기(生存記)가 화제다.

충북 청주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아이디 ‘링링’을 쓰는 회원 A씨는 침수사고 당일(15일) 청주시 가경동 집으로 가려고 버스를 탔다가 운전기사가 유턴하는 바람에 출발지인 오송역으로 되돌아왔다. 막막해진 그는 카페에 ‘저 집에 어떻게 가죠?’라고 적었다.

[청주=뉴시스] 정병혁 기자 = 폭우로 미호천 제방이 유실되며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7일 새벽 소방대원 등이 막바지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2023.07.17. jhope@newsis.com

그때는 몰랐다. 버스 운전사 택한 회차(廻車)가 그의 목숨을 살려준 ’아름다운 유턴‘이었다는 것을.

만약, 버스 운전사가 통제된 도로를 우회하려고 궁평2지하차도를 달렸다면 그는 희생자가 됐을 수도 있다. A씨는 카페에 “버스기사님 덕분에 목숨을 건졌네요. 혹시나 내가 탔던 버스가 지하차도로 다시 갔다가 변을 당한 건 아닌지 걱정했었다”고 생존기를 적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적잖은 시민을 태운 747번 급행시내버스 운전사는 노선을 변경했다가 지하차도에서 끔찍한 변을 당했다.

지하차도 침수가 본격 진행된 건 오전 8시30분이었다. 매일 그 시각 궁평2지하차도를 지나 출근하는 김태근(26)씨는 어머니의 부탁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김씨는 청주시 성화동 집에서 출발, 오송읍에 있는 회사로 출근할 때마다 8시27~30분에 지하차도를 지나간다. 토요일이었지만, 회사가 자율근무를 시행하는 탓에 출근했어야 맞다.

하지만 ‘주말에 시골 집 내려가 자두 수확하자’는 부탁성 잔소리를 들었고, 결국 연차휴가를 냈다. 김씨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그날 만약 평소처럼 출근했더라면, 어머니가 자두 따러 시골 내려가자고 강력하게 권하지 않았더라면 어찌 됐을까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했다.

참사를 극적으로 모면한 남성의 사연은 사고수습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 사이에서 화제였다.

막바지 수색작업이 한창인 궁평2지하차도를 방문한 50대 남성은 “내 차를 찾으러 왔어요”라고 밝히면서도 정확한 나이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사고 당시 상황은 설명해줬다.

그는 “2.5톤 트럭을 타고 동료 직원과 오송에서 세종시 쪽으로 가던 중 차도로 엄청난 양의 물이 밀려들어왔다.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차를 세워놓은 채 오송 방향으로 무작정 달렸다”고 했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참사 당시 지하차도는 아수라장이었다. “119에 신고하는 사람, 차 지붕에 기어 올라가는 사람, 시동 꺼진 차량을 밀어 보는 사람들을 목격했다”며 “아비규환 속에서 나만 살아남았네요. 차도 속에서 절규하던 그분들은 어찌됐을지”라며 탄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jy80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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