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바람' 탄 K음식물 처리기, 글로벌 정조준

박정현 기자 2023. 7. 1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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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 민감한 북미·유럽 공략
스마트카라, 英·加 등 22개국 수출
지난해 수출액 전년비 60% 급등
지엘플러스도 연내 美시장 진출
[서울경제]

음식물 처리기 업계가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특수를 누렸던 업계가 이제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온 다습한 기후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어려운 동남아시아 지역부터 환경오염 문제에 민감한 북미·유럽까지 전 세계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공략할 계획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음식물 처리기 전문 업체 스마트카라의 지난해 수출액은 전년 대비 60% 가량 증가했다. 스마트카라는 현재 동남아, 유럽, 북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22개국에 음식물 처리기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와 호주에서는 지난해 각각 1200%, 7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스마트카라는 2013년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과 2022년에 베트남, 캐나다, 필리핀 시장을 개척한 데 이어 올해 슬로베니아와 새롭게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음식물 처리기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지엘플러스도 2019년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과 베트남에 자체 브랜드 ‘지엘 바리미 음식물 처리기’를 수출하고 있다. 올해 안에 아일랜드,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올 4월과 6월에는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이 운영하는 통상촉진단에 두 차례 선정돼 동유럽·동남아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엘플러스의 자체 브랜드 ‘지엘 바리미 음식물 처리기’ 제품 이미지. 사진 제공=지엘플러스

한국의 음식물 처리기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음식물 쓰레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지역별로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환경 오염 문제로 디스포저(싱크대 부착형 음식물 분쇄기) 사용을 금지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어 이를 대체할 독립형 음식물 처리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음식물 쓰레기의 효율적 처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전체 쓰레기의 50%를 줄일 방침이다. 특히 영국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 수거 트럭이 오기 전까지는 보관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어 음식물 처리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고온 다습한 기후로 인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때 냄새, 위생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해 음식물 처리기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 발생하는 고충 때문에 음식물 처리기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생활 속 불편함을 편리하게 해주는 프리미엄 가전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음식물 처리기 업계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스마트카라는 코로나19 이전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비롯해 독일의 ‘국제가전박람회’(IFA), 홍콩의 ‘추계전자박람회’(HKEF) 등 세계적인 박람회에 음식물 처리기를 전시하며 해외 시장 문을 두드렸다. 이은지 스마트카라 대표는 “당시 해외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지 않았다”며 “스마트카라의 부스를 방문하고 음식물 처리기에 대해 미래 지향적인 제품이라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환경 오염 등을 고려할 때 해외에서도 결국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며 “현지 방송사에서 취재 요청이 오거나 전시회에서 상을 수상하는 등 기대보다 큰 관심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엘플러스도 올 4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 최대 규모 종합 소비재 전시회 ‘라이프스타일 위크 도쿄’에 참여하며 해외 수출 교두보 마련에 나섰다.

국내 음식물 처리기 업계는 앞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장점을 내세워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중국산 음식물 처리기와 비교해 기술력과 완성도를 중점으로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음식물 처리기와 가격 경쟁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K음식물 처리기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산 제품 수입을 강하게 규제하고 있는 국가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ka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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