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건강학 <258>] 당신이 평생 ‘철’ 없이 사는 이유, 철 결핍성 빈혈
65세 남성인 A씨는 앉았다 일어설 때 어찔하곤 한다. 이 증상은 주로 아침에 심해지고 더울 때나 목욕하고 나올 때 나타난다. 42세 남성인 B씨는 평소 속이 쓰린 것을 제외하고는 건강한 편이지만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르는 경우 가볍게 숨이 차다. 둘 중 진짜 빈혈인 사람은 누구일까. 정답은 B씨다. 빈혈은 혈액 중 산소를 운반하는 성분인 헤모글로빈이 부족한 것이다. 헤모글로빈은 철분과 단백질로 구성된다. 철분에 산소가 결합하면 붉은색으로 보여, 혈액이 빨간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철이 녹이 슬면 붉은색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빈혈은 헤모글로빈 농도가 남자는 13g/dL, 여자는 12g/dL, 청소년(6~16세)은 12g/dL, 소아(6개월~6세)는 11g/dL, 임산부는 11g/dL 아래로 떨어진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 철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철 결핍성 빈혈로 성인 여성의 15%, 남성의 5% 정도가 겪는다. 철 결핍성 빈혈의 가장 흔한 원인은 여성들의 월경이다. 드물지만 위암이나 대장암이 있거나 위 수술로 철 흡수에 장애가 생긴 경우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성 설사, 흡수 장애 증후군, 장결핵 같은 소화기 질환도 마찬가지다.
철 결핍성 빈혈은 붉은색 고기 등 철분이 풍부한 음식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이어트나 채식으로 철분 함량이 적거나 철분이 아예 없는 식사를 하게 되면 철 결핍성 빈혈이 올 수 있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 청소년, 임산부는 철분의 요구량이 12~24㎎이다. 성인 하루 철 섭취 권장량보다 2~10㎎을 더 섭취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철 결핍성 빈혈은 9개월부터 3세인 어린이에게도 매우 흔하다.
흔히 앉았다 일어설 때 어지럼증이 생기면 빈혈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기립성 저혈압이 많다. 가벼운 정도의 빈혈은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전신 무력감, 피로, 운동 능력 저하 등으로 나타난다. 혈액이 산소 부족 상태가 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심계항진(두근거림), 가슴 통증, 호흡곤란, 심부전이 오기도 한다. 신경 기능도 떨어져 가벼운 두통, 현기증, 주의 집중력 저하, 졸음, 기억력 감소 등이 생기기도 한다. 그 외에도 몸이 붓고, 입맛이 없고, 생리가 불순해지고, 쌀이나 얼음 등이 먹고 싶어지는 이식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철 결핍성 빈혈을 예방하는 법은 매우 간단하다. 철분이 풍부한 식품을 잘 섭취하고 철분의 소실을 줄이는 것이다. 붉은 고기, 간, 계란 노른자, 녹색 식물, 곡물, 건포도, 밤, 호두 등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항상 식사에 포함하는 것이다. 철분은 채소류보다 어육류에 포함된 것이 흡수가 더 잘되고 철 흡수를 증가시켜 준다. 게다가 비타민 C는 철분 섭취를 촉진해 준다. 월경이 과대하다면 피임약 등을 사용해 월경량을 줄이고 자궁 근종 등 월경량을 늘리는 원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게 좋다. 위장관 출혈이 의심되거나 소염진통제를 먹는 경우는 내시경 검사를 통해 출혈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빈혈이 생긴 경우, 혈압과 맥박이 불안정하지 않은 이상 아무리 빈혈이 심해도 수혈은 하지 않아야 한다. 철분제는 하루 200~300㎎의 철분을 포함한 경구용 보충제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지만 속 쓰림, 소화불량, 변비 등의 위장관 부작용이 흔하게 나타나므로 위장 장애가 적은 액상 제제나 정맥을 통한 철분 주사제를 투여한다. 철분 복용을 시작하고 2~3일이 지나면 피로, 전신 쇠약 등이 현저히 좋아지고, 5~6일이 지나면 적혈구 생성이 증가한다. 2개월이면 혈색소가 정상이 되지만, 몸 안의 철을 충분히 저장하기 위해서 적어도 6~8개월 정도는 철분을 섭취하고 페리틴 검사를 통해 철분 저장량이 충분한 것을 확인하고 투여를 중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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