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안일한 공무원과 허술한 공사가 '오송 참사' 불러

최현진 기자 2023. 7. 1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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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17일 오후 5시 현재 13명이 목숨을 잃었고 9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께 지하차도 인근 미호천 제방이 붕괴되면서 강물이 400m 떨어진 지하차도를 덮쳤습니다.

미호강 제방이 터진 곳이 미호천교 확장 공사를 하던 곳입니다.

공사하며 제방을 임시로 쌓았는데 흙으로 성토, 다짐해 불어난 강물에 견딜 수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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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17일 오후 5시 현재 13명이 목숨을 잃었고 9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께 지하차도 인근 미호천 제방이 붕괴되면서 강물이 400m 떨어진 지하차도를 덮쳤습니다. 아직 실종자가 더 있으니 추가 사망자는 더 늘 것입니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야 했을까요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경찰 과학수사대원 등이 침수 차량에 대한 감식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두 가지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공무원들의 안일한 대응입니다. 우리는 집중호우가 내리는 장마철 많은 사람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재해를 겪었습니다. 그래서 공무원들은 이 때만 되면 비상대기를 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합니다. 그런데도 이번 참사를 막지 못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사고 발생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지난 15일 새벽 4시10분 미호강 제방이 터졌던 미호천교 지점에 홍수경보를 발령했습니다.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충북도 청주시 흥덕구 등 76곳의 기관에 통보문과 문자메시지를 발송했습니다. 이어 사고 2시간 전인 오전 6시31분에 담당인 흥덕구에 주민 통제와 대피 등 매뉴얼대로 하라고 유선으로 통보했습니다. 주민이 “제방이 유실될 거 같다”로 119에 신고까지 했습니다. 사고 발생시간보다 이른 사고 당일 오전 7시2분과 7시58분에 ‘오송읍 주민 긴급 대피’와 ‘궁평지하차도 긴급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도 한 차례씩 있었습니다.

하지만 흥덕구는 상급기관인 청주시에 이를 전달했을 뿐 교통 통제를 하지 않았습니다. 청주시도 충북도에 이를 통보했을 뿐 별도의 조처는 하지 않았습니다. 충북도는 CCTV로 확인했는데 이상이 없었다며 통제 조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왜 교통 통제를 하지 않았을까요.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의 이런 자세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해를 넘어 분노까지 치밀어 오릅니다. 이번에는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공무원의 직무 태만이 확실한 만큼 철저히 조사해 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국무총리실이 직무감찰에 들어갔고, 경찰도 전담팀을 구성했습니다. 국무총리실과 경찰이 이태원 참사처럼 했다간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해도 중대시민재해에 포함되는데 이미 13명이 사망했으니 중대재해처벌 대상입니다. 기강을 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다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는 또 일어날 것입니다.

제방 공사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미호강 제방이 터진 곳이 미호천교 확장 공사를 하던 곳입니다. 공사하며 제방을 임시로 쌓았는데 흙으로 성토, 다짐해 불어난 강물에 견딜 수 없었다고 합니다. 주민은 이 제방이 원래 없었고 이번 장마에 대비한 임시 처방이었다고 언론에 제보했습니다. 성난 강물은 약한 고리를 찾아 넘치고 말았습니다. 다리 높이가 낮아 제방을 높이 쌓을 수 없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애초 설계부터 잘못이었다는 말입니다. 다리 밑 제방이 바로 옆 제방보다 1m가량 낮다고 언론은 주민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사 주체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마대와 천막을 활용해 최대한 튼튼하게 제방을 쌓았고 높이도 계획홍수위보다 1m가량 높게 축조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유례없는 폭우로 강물이 범람해 둑이 터진 것이지 설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 왜 이 제방만 터진 것일까요.

위 두 가지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사건에서 배운 게 없게 됩니다. 숨진 이들도 허무하게 돌아가신 것입니다. 두 눈 부릅뜨고 살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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