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도루자 1위에도 단독 선두' LG 29년 숙원, 4·5선발에 달렸다 [후반기 빅이슈 4]

김우종 기자 2023. 7. 1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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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LG 선수들이 지난 5월 9일 잠실 키움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LG 트윈스가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숙원을 풀 수 있을까.

LG는 전반기를 49승 2무 30패(승률 0.620), 선두로 마감했다. 2위 SSG 랜더스와 승차는 2.5경기 차. 이제 1승만 더 챙기면 50승 고지를 밟는다.

전반기 LG는 꾸준하게 강했다. 5월 승률 1위(0.727), 6월 승률 2위(0.625)에 오르며 늘 순위표 상단을 차지했다. 전반기 각종 수치가 LG의 선전 이유를 말해준다. 공격과 수비에서 기본 지표라 할 수 있는 팀 타율(0.285)과 팀 평균자책점(3.61)이 모두 1위였다. 다만 실책은 79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고, 도루자 역시 54개로 압도적인 1위(2위 NC·두산 28개)였다.

그래도 LG는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전반기 성적 1위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 무엇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부임한 염경엽(55) 감독이 팀을 더욱 탄탄하게 다졌다. 그는 위기 때마다 코치, 선수들과 꾸준하게 소통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적재적소에 불펜을 투입하는가 하면, 번뜩이는 작전 야구(희생번트 52개 1위)로 LG 팬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선발진 난조 속 불펜 '플랜 B' 성공
사실상 전반기 LG는 선발진이 거의 무너진 상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팀 내 다승 1위 플럿코(11승 1패)의 뒤를 이어 임찬규가 6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19로 좋았다. 다만 켈리는 6승 5패 평균자책점 4.44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즌 시작 전 3, 4선발로 낙점받았던 이민호와 김윤식이 제 모습을 찾지 못하면서 이탈한 것도 컸다. 전반기 내내 4, 5선발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기존 필승조였던 정우영(2승 4패 평균자책점 4.08)과 이정용(3승 1패 평균자책점 5.90)마저 흔들렸다. 고우석도 어깨와 허리 부상 등으로 19⅓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준비성이 철저하기로 유명한 염 감독이 캠프 때 미리 대비했던 '함덕주-박명근-유영찬'의 필승조 '플랜B'가 통했다. 함덕주가 3승 무패 3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1.28, 박명근이 4승 무패 5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25, 유영찬이 4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3.75로 각각 맹활약했다. 4, 5선발이 일찌감치 흔들리는 경기에서도 '불펜 데이'로 버티고 또 버텼다. 염 감독은 "LG가 쉽게 지지 않는 팀이라는 인식을 상대 팀들에게 심어주고 싶었다"고 했다.

LG 임찬규.
LG 김민성.
"김민성-임찬규, 전반기 수훈선수"
야수 쪽에서는 김민성이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에 헌신했다. 내야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황에서 김민성이 그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여기에 신민재가 도루 1위(21개)에 오르며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것도 고무적이었다. 리드오프 홍창기는 한 차원 다른 고타율(0.332)을 자랑했다. 오스틴은 57타점으로 타점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FA로 영입한 박동원은 15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성우 SPOTV 해설위원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LG의 전반기를 놓고 김민성과 임찬규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김민성이 그렇게 유격수를 잘하는지 처음 알았다. 전천후로 정말 팀에 많은 헌신을 해줬다. 또 임찬규는 원래 정신력이 좋은 선수였지만, 체인지업이 더욱 좋아졌다. 시즌 초반 속구를 많이 구사한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상대 타자 입장에서는 구종 선택지가 4, 5개로 늘어나기 때문에 머리가 복잡할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LG는 후반기에 내심 독주 체제와 함께 페넌트레이스 1위 자리를 노린다. 관건은 역시 선발진이다. 염 감독은 "전반기에는 4, 5선발을 만들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후반기에도 선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불펜에 과부하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기존 선발 자원이었던 이민호와 김윤식이 살아나야 한다. 이성우 위원은 "야수 쪽에서 더 이상 들어올 자원은 없다고 본다"면서 "김윤식과 이민호가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LG의 페넌트레이스 1위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 둘은 이미 검증이 된 자원들이다. 지난해 좋았던 모습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당연히 후반기 키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염경엽 LG 감독.

LG 트윈스 선수들.
<2023 KBO리그 후반기 빅이슈 4> 목차
① LG, 29년 만에 우승 숙원 풀까
② 삼성, 창단 첫 꼴찌 수모 당할까
③ 엘롯기, 사상 첫 동반 가을야구 가능할까
④ 안우진, 2년 연속 200탈삼진 달성할까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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