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40~50분 전 “미호강 범람” “차량 막아라” 신고…왜 대처 못했나
오전 7시51분 소방에 “미호강 제방 유실될 것 같다”
오전 7시58분 “지하차도 차량 통행 막아달라”
국무조정실 “모든 관계 기관이 조사 대상”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가 침수되며 13명(잠정)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관계 기관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사고가 발생하기 1~2시간 전 주민 긴급대피와 지하차도 긴급 통제가 필요하다는 112 신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참사 원인을 규명하는 감찰에 착수했다.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실은 17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원인을 규명하는 감찰에 착수했다면서 “모든 관련 기관이 예외 없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했다. 참사 경위에 대해서는 사고 발생 시각(15일 오전 8시40분)보다 1~2시간 가까이 빠른 오전 7시2분과 7시58분에 이미 ‘오송읍 주민 긴급대피’와 ‘궁평지하차도 긴급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각각 한 차례씩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국무조정실은 당일 새벽 충북도·청주시·청주 흥덕구 등 현장을 관할하는 광역·기초자치단체 및 경찰·소방에 들어온 모든 위험 신고와 이에 따른 후속 조치를 확인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확보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는 사고 전 궁평2지하차도에 대한 교통 통제가 적시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밝히기 위해 지자체와 경찰·소방의 안전조치 내역도 살펴볼 예정이다. 침수 원인을 제공한 미호천의 임시 제방공사와 관련된 각종 행정기록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
폭우로 불어난 청주 미호강 물이 무너진 제방을 넘어 지하차도로 밀려들어오기 전인 15일 오전 4시10분 금강홍수통제소는 지하차도와 직선거리로 약 600m 떨어진 미호천교 지점에 대해 ‘홍수경보’를 발령하고 충북도·청주시·흥덕구 등 76개 기관에 통보문을 전달했다. 이후 물이 계속 차오르고 범람 위기에 다다르자 오전 6시 34분 흥덕구 건설과에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리고, 주변 주민통제와 대피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흥덕구는 이 같은 사실을 본청 안전정책과와 하천과에 보고했다. 그러나 청주시는 충북도에 알리지 않았다.
다만 금강홍수통제소는 오송 지하차도(지방도)의 관리주체인 충북도에는 연락하지 않았다. 유선 통보는 매뉴얼에는 없으며, 지하차도가 있는 주소에 따라 관할청인 흥덕구에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는 게 금강홍수통제소 측의 설명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발생 49분 전인 오전 7시51분 “미호강 제방이 유실될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대원들은 오전 8시3분 현장에 도착해 “제방 둑이 무너져 미호강이 범람하고 있다”고 상황실에 전파했다. 상황실은 이 사실을 청주시 당직실에도 즉각 전달했지만 이 역시 도로 관리주체인 도청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경찰 상황실에는 오전 7시58분에 “궁평 지하차도 차량 통행을 막아달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나 관할 파출소 직원들이 모두 다른 침수현장에 나가 있는 상태여서 대응이 지연됐다. 경찰은 재난안전망을 통해 상황을 충북도와 청주시 등 관계 기관에 전파했다고 했으나, 미호강 하천수로 지하차도가 완전히 침수될 때까지 아무런 안전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청주시는 부실 대응 논란에 금강홍수통제소의 전화는 대국민 안전문자 내용과 동일해 본청 부서로만 전달한 것이고, 나머지 상황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지하차도 관리 주체인 충북도에 도로 통제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충북도는 대응 매뉴얼 상 지하차도 중심 부분에 물이 50㎝ 정도 차올라야 교통 통제를 하는데 제방이 무너지기 전까진 그런 징후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하차도와 400~500m쯤 떨어진 제방이 부실하게 관리됐다는 주장도 있다. 무너진 제방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미호천교 확장 공사를 진행하면서 설치한 임시제방이다. 하지만 행복청은 임시 제방은 홍수 수위보다 1m 높게 설치했고, 이번에 홍수 수준을 넘을 정도로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는 천재지변으로 제방이 유실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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