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마을 경사지 논밭이 인명피해 키웠다"
[앵커]
이번 폭우로 유독 경북 예천 산골 마을에 인명피해가 집중됐습니다.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진 게 원인이지만, 경사지에 논밭을 개간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오태인 기자입니다.
[기자]
산비탈에 자리 잡은 사과밭이 흙더미에 쓸려 내려갔습니다.
토사가 덮친 사과나무는 뿌리째 뽑혔고, 영글지 못한 열매는 바닥에 나뒹굽니다.
지난 13일부터 내린 폭우에 과수원 위쪽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과수원을 덮쳤습니다.
흘러내린 토사는 아직 물을 머금어 발이 푹푹 빠질 정도입니다.
이번 폭우로 경북 북부에서만 20명 가까이 숨졌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산골 마을을 휩쓴 산사태입니다.
논밭은 나무가 없어 흙이 뭉치는 힘, 즉 응집력이 떨어지는데 경사지를 개간해 논밭을 만든 겁니다.
여기에 많은 비가 오랜 기간 내리면서 수분을 머금는 양, 함수량이 기준을 넘어서 응집력을 약하게 했다는 지적입니다.
[임상준 /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 스며든 물의 무게만큼 흙의 무게가 가벼워져서 그만큼 저항력이 줄어드는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저항력이 줄어들게 되면은 그만큼 버티는 힘이 줄어들기 때문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산을 깎아 무분별하게 만든 과수원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힙니다.
산을 개발하면서 계곡으로 흘러야 할 물길이 능선으로 바뀌면서 산사태를 일으켰다는 겁니다.
[이수곤 /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여러 가지로 개발하게 되면 또 지질하고 지형이 변하면서 물길이 바뀐다고요. 그러면 이제 산사태가 또 촉진되는 거예요. 거기서부터 시작을 하죠.]
이례적인 폭우에 개발과 지형 영향까지 겹치면서 인명피해가 커진 경북 북부 수해 현장.
기후 변화로 집중 호우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오태인입니다.
촬영기자 : 전기호 온승원
영상편집 : 안윤선
YTN 오태인 (o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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