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조금 늦더라도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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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브랜드 아파트에 유행처럼 오명이 붙고 있다.
'순살OO' '통뼈OO'. 건축 과정에서 붕괴사고가 나는가 하면 철근이 돌출되고, 신축 아파트에서 침수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올해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의 원인이 된 철근만 해도 그렇다.
공교롭게도 검단 아파트를 비롯해 최근 오명을 얻고 있는 아파트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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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살OO' '통뼈OO'…. 건축 과정에서 붕괴사고가 나는가 하면 철근이 돌출되고, 신축 아파트에서 침수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사실 이 같은 일은 일면 예견된 것이었다. 꼭 1년 전 경제당국은 치솟는 물가를 걱정했다. 당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동월 대비 6%대로 높아졌다. 실물경제는 공급부족과 수요압력이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것도 바로 작년 7월이었다. 실제 올해 초까지도 신차를 타려면 수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자동차 부품 수급이 지연되면서 자동차 출고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비단 자동차뿐이었을까. 건설 원자재도 다르지 않았다. 올해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의 원인이 된 철근만 해도 그렇다. e-나라지표에 공개된 철근 가격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 t당 철근 가격은 1100달러를 넘었다. 2020년 상반기만 해도 t당 541달러였지만 1년 후인 2021년에는 919달러로 크게 올랐고, 다음 해인 2022년에는 다시 1135달러로 치솟았다.
공교롭게도 검단 아파트를 비롯해 최근 오명을 얻고 있는 아파트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다. 2021년과 2022년 약 2년간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기간 착공한 주택만 96만7000가구가 넘는다. 붕괴사고를 보면서 '과연 저기만 그럴까' '지금까지 지어진 데도 엄청 많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장마가 한창인 요즘에는 비가 새는 아파트 사진마저 괴담처럼 번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난주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자발적으로 고덕강일 건설현장을 합동 점검했다. 조금이나마 불안감을 씻어줬다.
'조금 늦더라도 제대로 고치겠습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가 공사로 멈춰 있을 때 이 문구를 보면 불편한 마음을 접고 잠시나마 안심하게 된다. 자동차 출고를 기다렸는데 아파트 입주를 못 기다릴 리 없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건설부동산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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