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명식당 대표 살인 청부한 주범, 무기징역 선고에 항소

피해자 살해한 남편 범행 도운 이모씨도 징역 10년에 항소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 유명 음식점 대표 살해를 청부한 주범과 공범이 잇따라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17일 제주지법에 따르면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박모(55)씨가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14일 항소했다.

이는 판결이 선고된 지 하루만이다.

피해자를 살해한 남편 김모(51)씨 범행을 도운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이모(45)씨도 이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씨는 다른 피고인과 같이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지만, "남편이 살인까지 할 줄 몰랐다"는 주장이 인정되면서 강도치사죄가 적용됐다.

피해자를 살해해 징역 35년을 선고받은 김씨는 박씨가 항소한 날 법원에 재차 반성문을 제출했다.

아직 항소 기한이 남아 있는 만큼 김씨도 항소할 가능성이 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박씨는 채무 관계로 얽혀 있던 도내 한 유명 음식점 대표 50대 여성 A씨를 살해해 달라고 김씨 부부에게 시킨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피해자와 사이가 틀어진 박씨가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는 압박과 피해자 소유의 유명 음식점 경영권을 가로채겠다는 욕심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봤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3시 2분에서 10분 사이 제주시 오라동 피해자 주거지에 몰래 들어가 숨어있다가 귀가한 피해자를 둔기로 살해하고 고가의 가방과 현금 등 1천800만원 상당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범행 과정에서 김씨 아내 이씨는 차량으로 피해자를 미행하며 위치 정보 등을 남편에게 전달했으며 범행 뒤 차량으로 함께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김씨 부부는 범행 대가로 빚 2억3천만원을 갚아주고 피해자 소유의 식당 지점 하나를 운영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박씨 제안에 넘어가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김씨 부부가 범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판단해 이씨 신분증 사본을 받아 범행이 마무리되면 피해자 소유의 서울 강남구 모 아파트 명의를 즉시 이전해주고, 빚 2억3천만원을 대신 갚아주겠다며 부추겼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범행에 필요한 자금을 대주며 김씨에게 '오랜 시간 병원에 있으면 좋다', '못 일어나면 못 일어날수록 좋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범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강도와 상해까지는 예상했지만, 살해를 지시하거나 공모한 적 없다"며 "범행도 김씨 부부가 주도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dragon.m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