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폭염에 번아웃… 북미 ‘위기의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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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로 '폭염 경보'가 켜진 북미의 소방관들이 살인적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산불 등 화재가 눈에 띄게 빈번해진 데다, 온열질환자도 폭증하면서 업무량이 늘어난 탓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폭염 지속으로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를 겪고 있는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에서 전날 산불을 진압하던 한 소방관이 숨졌다.
이상 폭염은 화재 현장이 아닌 곳에서도 소방관을 고군분투하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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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화재·온열질환자 구출에 진땀
고되고 위험한데... 저임금·지원 부족
기후위기로 ‘폭염 경보’가 켜진 북미의 소방관들이 살인적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산불 등 화재가 눈에 띄게 빈번해진 데다, 온열질환자도 폭증하면서 업무량이 늘어난 탓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폭염 지속으로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를 겪고 있는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에서 전날 산불을 진압하던 한 소방관이 숨졌다. 정확한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19세 소방관 데빈 게일이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에서 사망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또다시 전해진 비보였다.
소방관들의 잇단 사망 소식에 현지 소방 당국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BC주의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이 세상을 떠난 것도 2015년 이후 처음이다. 클리프 채프먼 BC주 소방서 대변인은 “(화재 진압 일은) 원래도 매우 위험한 직업이지만, 최근 하루 최대 20시간을 일하는 우리 직원들은 훨씬 더 큰 위험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실제 캐나다에선 5월 초부터 10만㎢가 넘는 삼림을 태운 ‘현재진행형’ 산불 못지않게, 소방 인력 운용에도 비상이 걸렸다. 로이터통신은 “캐나다의 전체 소방관 숫자는 5,500명 안팎이지만, 8,000명 이상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라고 전했다. 한국과 미국, 프랑스 등 각국 소방관이 캐나다로 파견됐으나 역부족이다. 현재 캐나다 전역에서 타오르는 산불 900여 건 중 3분의 2가량인 약 580건이 사실상 진화를 포기한 ‘통제 불능’ 상태다.
남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 경보가 내려진 미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주말 동안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만 산불 4건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산불은 3,000건이 넘는다고 CNN은 전했다. 캘리포니아 지역의 산불을 관리하는 ‘캘리포니아 보호 캠프 프로그램(Cal Fire)’의 리차드 콜도바는 “극한 더위가 화재의 원인”이라면서 산불이 앞으로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름철 ‘온열질환자 구조대’ 역할도
이상 폭염은 화재 현장이 아닌 곳에서도 소방관을 고군분투하도록 만든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날 기준 약 6,310만 명의 미국인이 ‘위험한 수준’의 폭염 영향권 아래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열경련이나 열탈진 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기온을 의미한다.
특히 ‘17일 연속 43.3도’ 이상을 기록한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경우, 최근 소방서에 접수된 신고의 80% 정도가 의료 응급 상황이었다. 거리 생활을 하는 노숙자나 바깥에서 일하는 노동자, 더운 집 안에서 숨쉬기 어려워하는 노인 등을 구조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는 얘기다. 정전 사태라도 발생했다간 이 지역 전체 인구(약 145만 명)의 50%가 넘는 81만6,570명이 열 관련 질환으로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문제는 소방 인력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짐에도, 지원자는 오히려 줄고 있다는 점이다. 화재나 구조업무뿐 아니라, 열악한 처우라는 ‘내부의 적’과도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NBC방송은 미국 산림청 소속 산불 소방관 1만1,000명 중 최대 50%가 낮은 임금이 개선되지 않으면 그만둘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에서도 BC주, 노바스코샤주 등에서 소방관 지원자가 없어 수차례 채용 공고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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