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정치 경고한 野혁신위, 내홍 부채질했나 [이런정치]

2023. 7. 1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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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당내 계파 갈등에 공개 경고장을 날리면서 역설적으로 내홍이 극단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출범 초기부터 당 일각으로부터 '이재명 대표 친위대'라는 비판을 받아 오던 혁신위가 최근 "분열은 혁신 대상"이라는 등의 강경 발언으로 반격하면서다.

17일 정치권 안팎에 따르면 김은경 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원회의 최근 행보가 민주당 내홍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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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분열은 혁신 대상” 언급에 비명계 ‘발끈’
설훈 “공개 사과하라…다름 포용하는 것이 민주당”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혁신위의 활동 방향 등을 밝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당내 계파 갈등에 공개 경고장을 날리면서 역설적으로 내홍이 극단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출범 초기부터 당 일각으로부터 ‘이재명 대표 친위대’라는 비판을 받아 오던 혁신위가 최근 “분열은 혁신 대상”이라는 등의 강경 발언으로 반격하면서다. ‘불체포특권 포기’ ‘꼼수 탈당 금지’ 등 혁신위 쇄신안에 대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반응도 엇갈린 상황이라 혁신위를 둘러싼 계파 갈등도 지속 표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정치권 안팎에 따르면 김은경 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원회의 최근 행보가 민주당 내홍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도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당 단합을 위한 행동에 나서 줄 것을 적극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분열은 혁신의 대상”이라며 “절체절명 상황에서 당 원로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본인(이 전 대표)이 잘 알 것”이라고 했다.

당내 비명계 결집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는 이낙연 전 대표가 최근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민주당 내에선 계파 싸움 재연될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다. 김 위원장 이어 “자기 계파를 살리려 (정치적 언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 전 대표가) 그러지 않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국민이 행복해질지, 불행해질지가 달린 총선을 앞두고 자기들끼리 계파 싸움을 부추긴다면 국민은 실망하고 민주당에 완전히 등을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표적인 친낙(친이낙연)계 중진인 설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직격했다. 그는 김 위원장을 향해 “민주당의 정체성부터 공부하라”면서 “이낙연 전 대표가 ‘자기 계파를 살리려고 한다’는 이 발언에 대해서는 반드시 공개적인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더불어민주당 설훈, 윤영찬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설 의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은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며 당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격”이라면서 “그동안 김은경 혁신위가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성과를 내길 누구보다 기대하며 말을 아껴왔는데, 오늘은 김은경 위원장께 한마디 하겠다”면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또 “민주당은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며 집단지성의 민주주의를 꽃피워 왔던 정당”이라며 “누구든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다름’을 포용하고 존중하며 그 속에서 집단지성을 성숙시켜왔던 정당이 바로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위가 출범한 이후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건 참신한 혁신 의제가 아니라 다른 목소리들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옐로 카드’ 뿐”이라면서 “쓴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특정인을 지목해 모욕적인 언사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혁신이라면 김은경 혁신위는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혁신위는 ‘무용론’을 타개하고 존재감을 발휘할 방법으로 당을 향한 ‘작심 비판’을 지속해 왔다. 지난 6일 혁신위 정례회의에서는 “지금 당에서는 혁신위원회를 만들어놓고 남 일처럼 구경하는 것 같다” “우리가 기강이나 기율이 없는 조직을 민주적인 조직이라고 하지 않는다. 오합지졸이나 콩가루 집안이라고 한다”는 등의 독한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특히 서복경 위원은 국회 본회의 중 ‘일본 여행’ 문자로 구설에 오른 김영주 국회부의장에 대해 “그게 사과하는 데 며칠이나 걸릴 일이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고, 언론 인터뷰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억울함을 토로 중인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해서는 “검찰하고 싸움은 법정에서 하라”고 말했다. 최근 분당 가능성을 언급한 이상민 의원을 향해서는 “옆집 불구경하시는 거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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