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서 펼친 15년 인술···올 JW성천상에 김동연·안미홍 부부 의사
열악한 의료 환경 개선해 시스템 구축도
의료 환경이 열악한 방글라데시에서 헌신의 삶을 산 의사 부부가 올해 JW성천상을 받는다.
JW그룹의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은 제11회 JW성천상 수상자로 부부 의사인 김동연 글로벌케어내과 전문의와 안미홍 누가광명의원 전문의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JW성천상은 고(故)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JW중외제약 창업자인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 존중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2012년 제정했다. 음지에서 묵묵히 헌신·공헌하며 사회에 귀감이 되는 의료인을 매년 발굴해 생명 존중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번 수상자로 선정된 김동연·안미홍 전문의는 상 제정 이래 나온 첫 부부 수상자다. 재단 측은 이들이 의사로서 살 수 있는 안정적인 삶을 뒤로하고 의료 불모지나 마찬가지인 방글라데시에서 15년여간 헌신과 희생의 삶을 살아왔다고 소개했다.
김동연·안미홍 전문의는 연세대 원주의과대학과 연세대 의과대학을 각각 졸업했다. 1999년 부부의 연을 맺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각각 내과와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수련을 받았다. 부부는 의료 선교의 꿈을 펼치고자 2003년 29세의 젊은 나이에 방글라데시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 파견 의사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부부는 2년간의 파견 의사 생활 동안 제대로 된 진료도 받지 못한 채 고통받는 환자들을 보며 의료인으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다졌다. 파견을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07년에는 방글라데시로 다시 돌아가 북서부 농촌 지역에 있는 램(LAMB)병원에서 의료 활동을 재개했다. 부부는 당시 현지의 유일한 한국인 의료인이었다.
부부는 현지에서 가장 취약했던 응급·중환자 치료에 집중했다. 당시 지역 내에 마땅한 의료 기관이 없어 램병원으로 중증 응급 환자들이 많이 찾아왔지만 낙후된 의료 시스템 때문에 치료가 제한적이었다.
김 전문의는 램병원이 24시간 운영하는 응급실에서 응급 혈전 용해술, 급성 복막 투석 등을 최초로 시행했다. 또한 현지 수련의와 간호사를 대상으로 의료 교육 프로세스를 재정립하고 중환자 전문 치료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만드는 등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 구축에 힘썼다.
안 전문의는 KOICA와 지역사회 보건 사업인 ‘지역 안전 분만 시설 운영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방글라데시의 시골 마을인 바달간즈 지역의 청소년 보건 사업 실행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현지 보건·의료 환경 개선에 기여했다. 아울러 가정 폭력과 성폭력으로 고통받은 현지 여성들과 미성년 환자들을 위해 램병원 취약층관리팀 내 여성 의사로 참여해 환자들을 도왔다.
부부는 2018년 총 15년여간의 현지 의료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도 방글라데시의 의료 환경 개선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연 2회 후원금 모금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이 현지에 방문해 의료 현장을 둘러보는 등 방글라데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유지하고 있다.
김 전문의는 심장내과 재교육 과정을 거쳐 2020년 심장내과 분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했고 안 전문의는 2021년 인문사회의학 석사 과정까지 마쳤다. 이성낙 성천상위원회 위원장(가천의대 명예총장)은 “김동연·안미홍 부부 의사는 방글라데시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며 의료 시스템을 개선시키고자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며 “2020년에는 자녀들과 함께 방글라데시에 방문해 의료 봉사 활동을 이어가는 등 생명 존중 정신을 계승하는 JW성천상의 제정 취지에 가장 적합한 후보자”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해 JW성천상 시상식은 8월 30일 경기도 과천에 있는 JW과천사옥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중외학술재단은 상의 장기적인 발전과 인지도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상의 명칭을 기존 성천상에서 JW성천상으로 변경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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