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시금치 180%·적상추 115% 쑥···'극한 호우' 이번엔 식탁 덮치다

박시진 기자 2023. 7. 1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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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우로 농산물 가격에 비상이 걸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통상적으로 여름은 폭염·장마 등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농산물 가격이 비싸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폭우 사태로 가격이 더욱 치솟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입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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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수박 등 출하량 감소 불가피
피해 반영 땐 지난해 가격 웃돌듯
내일까지 '200㎜ 폭우' 전망 비상
러는 곡물수출협정 중단 '겹악재'
[서울경제]

‘역대급’ 폭우로 농산물 가격에 비상이 걸렸다. ‘물폭탄’이 상추·고추·수박 등 시설 재배 하우스가 밀집한 충청과 과일 산지인 경북 지역에 쏟아지며 당분간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가공식품·외식 가격 상승을 억제해 소비자물가를 잡아보려던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17일 한국농수산유통식품공사(aT)에 따르면 이날 시금치(4㎏) 도매가는 4만 5620원으로 한 달 새 180%나 뛰었다. 적상추(4㎏) 도매가도 한 달 만에 1만 9612원에서 4만 2120원으로 115% 비싸졌다. 기록적인 폭염이 덮친 1년 전의 5만 8000원대보다는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이번 폭우의 피해가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지난해 수준을 웃돌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토마토(31%)와 배추(26%), 오이(25%)도 전월 대비 가격이 올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통상적으로 여름은 폭염·장마 등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농산물 가격이 비싸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폭우 사태로 가격이 더욱 치솟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입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폭우로 충청과 전북·경북 등지에서 대규모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19일까지 일부 지역에 또다시 200㎜가량의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전망돼 각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9일부터 이날까지 호우로 40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다. 농경지 2만6933㏊가 침수됐고 가축 57만 9000마리가 폐사했다. 사망자가 13명 발생한 충북 오송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원인에 대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지자체 간 책임 공방이 벌어지면서 경찰이 전담수사본부를 구성했다. 행정안전부는 부산·대전·세종·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등 11개 지역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106억 5000만 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러시아가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의 사실상 종료를 발표했다.

1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흑해곡물협정과 관련해 “러시아 관련 사항이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협정이 효력을 잃었다”며 “오늘부터 협정은 무효”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당분간 협정이 중단된다”면서 “사실상 협정이 종료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에서 곡물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 농산물과 비료 수출을 보장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협정 탈퇴를 위협해왔다. 협정은 5월 17일 세 번째로 연장된 뒤 이날 2개월의 기한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김창영 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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