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결국 탈났다 플랫폼 4곳 운영 중단
한달 만에 진료건수 급감
추가 2곳도 사업종료 예고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시작된 지 1개월 만에 원격의료 진료가 대폭 감소하고, 관련 플랫폼 업체 4곳이 사업을 중단하거나 아예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진 환자 중심, 약 배송 금지 등의 조건이 추가되면서 팬데믹 기간 중 이뤄지던 비대면 진료보다 불편함이 가중되자 이용 자체를 꺼리는 사람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정부가 당초 목표했던 원격의료 활성화는 제대로 정착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래 국내 플랫폼 업체 30곳 가운데 썰즈, 파닥, 바로필, 체킷 등 4곳이 사업을 중단하거나 폐업했다. 최강닥터와 '엠오(MO)' 등 다른 업체들도 조만간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비대면 진료 이용 대상이 재진 환자로 국한된 데다 처방 약도 환자가 조제 가능한 약국에 직접 가야만 수령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뀌면서 이용 건수가 급감한 것이 사업 지속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굿닥의 경우 일평균 비대면 진료 건수가 5월 대비 7월에 약 95% 감소했다. 닥터나우도 같은 기간 진료 건수가 26.8% 줄었다. 5월만 해도 일평균 5000여 건씩 이뤄지던 것이 이달 들어선 3600건대로 내려앉은 셈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의료기관의 진료 취소율마저 눈에 띄게 상승했다. 환자도 비대면 진료 서비스에 회의적으로 돌아선 데다 병원마저 원격의료를 꺼리고 있어, 전체적으로 원격 진료 건수가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닥터나우에 따르면 이달 평균 진료 취소율은 38.3%로, 5월(11%)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나만의닥터는 같은 기간 실제 진료로 연결되지 못한 비율이 2배가량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감기 환자의 진료 거절 비율이 5월 10%에서 7월 30%로,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의 진료 거절 비율이 5월 18%에서 7월 40%로 각각 상승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30년간 논의만 돼온 비대면 진료가 시범사업으로라도 이어진 것에 의의를 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산업계는 이대로 가다간 플랫폼 업체가 전부 문을 닫고 시장 자체가 아예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지적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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