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청년실업률 21%, 구직자 미어터져
엔데믹 후 소비부진, 2분기 성장률 예상 밑도는 6.3%
베이징 쇼핑거리는 적막…'땡처리' '대방출' 팻말만
◆ 新차이나 리스크 ◆
지난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톈안먼 서쪽에 위치한 시단 쇼핑거리. 왕푸징과 함께 중국 양대 쇼핑 성지로 꼽히는 곳이지만 금요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보다 점원이 훨씬 많아 보였다. 시단상창이라 불리는 쇼핑몰 1층에는 '창고 대방출', '땡처리 특가'라는 간판을 내건 옷 매장 등이 여러 곳 눈에 띄었고 일부 구역은 매장들이 완전히 철수해 텅 빈 모습이었다. 이곳 남성복 매장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코로나가 끝나기만을 기대하며 힘들게 버텨왔는데 현재 매출은 코로나 이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문을 열수록 적자를 보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같은 날 오후 베이징 북쪽 창핑구의 한 대형 쇼핑몰 1층에 마련된 취업박람회장. 중국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기 때문인지 오전부터 중국 젊은이들이 행사장에 대거 모여들면서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웠다.
박람회장을 둘러보니 대형 기업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고 부동산 회사나 호텔, 콜센터 직원을 구하는 서비스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행사장에서 만난 대학 졸업생 시위안 씨는 "요즘 직업을 구하는 건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렵다. 같은 과 친구 가운데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10명 중 1~2명"이라고 말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절박한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호객꾼은 기자에게 다가와 "우리 학원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강의를 듣고 자격증을 따면 취업에 크게 유리하다"며 "원래 3개월 수강료가 1만6800위안(약 300만원)인데 오늘은 대폭 할인된 6800위안에 등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청년실업률은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의 6월 16~24세 청년실업률은 21.3%로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5월 실업률(20.8%)보다 0.5%포인트 더 높아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6.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기저효과에 힘입어 올해 2분기에는 7%대 성장이 예상됐다. 하지만 실제 성적표는 이에 크게 못 미친 것이다.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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