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받은 전세금 벌써 2조원 세입자 10명중 1명 '눈물'
올해 상반기 발생 사고액
이미 작년 연간 규모 1.5배
HUG "연내 3조원 넘을 듯"
지난달 전세보증 사고 금액이 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부동산시장의 완만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역전세난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다. 역전세난에 따른 깡통전세 위험은 내년 상반기에 최절정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6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의 보증사고 금액은 4443억원으로 전달(3251억원) 대비 36.7%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를 한 달 만에 또 갱신한 금액이다. 보증사고 금액은 1월 2232억원, 2월 2542억원, 3월 3199억원, 4월 2857억원, 5월 3252억원 등 매월 2000억~3000억원대를 오가다 6월 들어 4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올 들어 6월까지 상반기 보증사고 금액은 약 1조8525억원으로, 이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미 작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전세보증사고 금액(1조1726억원)을 6개월 만에 넘어서며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보증사고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보증사고는 세입자가 전세계약 해지 또는 종료 후 1개월 안에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거나, 전세계약 기간 중 경매나 공매가 이뤄져 배당 후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를 기준으로 집계됐다. 건수로는 상반기 총 8156건으로, 수도권(7382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보증사고는 전세 보증보험 10건 중 1건꼴로 발생하고 있다. 올해 1월 5.8%였던 전국 보증 사고율은 지난달 9.5%까지 치솟았다. 특히 수도권은 6.8%에서 11.2%로 4.4%포인트나 상승했다.
HUG가 보험보증을 통해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도 올해 들어 1조원을 넘어섰다. 보증 사고에 따른 전세보증금 대위변제액은 지난달 2782억원으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대위변제를 받은 가구 수는 1287가구로 지난 3월 이후 넉 달 연속 네 자릿수를 나타냈다.
HUG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보증사고 규모를 볼 때 연간으로는 사고 규모가 3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세보증사고 규모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민병철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깡통전세의 발생 확률 추정' 보고서에서 전국적으로 매매가격이 전세가격 아래로 내려오는 깡통전세 위험이 2024년 상반기에 가장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 위원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체결된 아파트 전세 계약 전체를 대상으로 주택가격지수 변화에 따른 지역별 깡통전세 발생 가능성을 분석했다. 주택가격지수 하락 폭을 0~10%로 가정할 때 2021년 상반기 계약된 전세계약 물건의 3.1%가 전세 만기인 올해 상반기에 깡통전세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하락폭을 가정했을 때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전세 물건의 7.5%가, 2024년 상반기엔 전세 물건의 8.3%가 깡통 전세가 될 것으로 추정됐다.
지역별로는 내년 상반기 경상북도(27.1%), 전라북도(23.6%), 충청남도(21.2%)에서 집값 하락 시 깡통전세 확률이 높은 반면 서울(1.9%), 경기(4.3%) 등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측됐다. 민 위원은 "수도권의 경우 전세가율이 다른 지역보다 낮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깡통전세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말부터 시행 예정인 집주인 대출규제 완화가 보증사고 해소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 4일 하반기경제정책방향의 일환으로 이달 말부터 집주인과 임대사업자들에 대한 세입자 보증금 반환 목적 대출을 1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해주기로 했다.
임대사업자에겐 1.25~1.5배를 적용하던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을 1.0배로 하향 조정하고, 일반 집주인에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하는 게 골자다. 대출규제 완화와 함께 임대보증금을 떼먹어 등록이 말소된 임대사업자 명단을 공개하고, 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미가입 때는 임차인이 전월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식으로 '채찍'도 병행할 계획이다.
[연규욱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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