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야구장에서 만나본 롯데 이민석, 재활 현황은?[부산야구실록]
4월, 5월 상승세를 타던 롯데 자이언츠가 하락세를 맞이했던 ‘6월’. 많은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이 유독 그리워하던 한 선수가 있다. 시속 150km 이상의 빠른 공을 씩씩하게 던지던 롯데 자이언츠의 유망주 투수 ‘이민석’이 그 주인공이다.
이민석은 전면드래프트가 시작되기 전이었던 2022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1차 지명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기대주다. 개성고를 졸업한 이민석은 지난해 7월 꿈에 그리던 1군 무대 등판을 이루어냈다. 27경기에 출장해 33과 3분의 2이닝동안 1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5.88을 기록하는 등 값진 프로 경험을 체득한 이민석은 올 시즌엔 개막라인업에도 포함될 만큼 팀 내부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던 상태였다.
2023 시즌 개막전,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경기에서 등판한 이민석은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지만 9회 2아웃 상황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다음날 1군에서 말소된 이민석은 검진결과 팔꿈치 인대 손상을 진단받았고 이후 팔꿈치 수술이 예정되며 결국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진 한 축을 담당해줄 것이라 믿었던 구단과 팬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4월 중순, 구단 유튜브 채널(자이언츠 TV) 출연을 마지막으로 이민석은 팔꿈치 수술과 복귀를 위한 재활 과정에 돌입했다.
상동야구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이민석은 걱정과는 달리 무척이나 밝고 건강한 모습이었다. ‘팬들이 많이 그리워하는 걸 알고 있냐’는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의 물음에 이민석은 ‘SNS를 통해 팬분들로부터 응원의 메시지가 정말 많이 도착한다’며 팬들의 관심과 아쉬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웃으며 답했다.
[부산야구실록]
현재 재활훈련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요.
[이민석 선수]
수술을 한 지는 3개월 정도 됐습니다. 통증이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운동들은 다 할 수 있는 상태예요. 웨이트 하면서 몸을 꾸준하게 만들고 있고, 쉬면서 빠져나갔던 근육들도 채워넣고 있습니다. 러닝을 꾸준하게 하면서 체력도 끌어올리고 있고요. 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부산야구실록]
재활 훈련의 루틴은 보통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이민석 선수]
구단에서 구성해준 훈련 계획에 맞춰 움직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훈련 외에 조금 특별한 스케줄이 하나 있다면 ‘사우나’입니다. 저희 라커룸 쪽에 사우나가 있는데 거기에 들어가야 하거든요. 오전 6시 반에 일어나면 사우나를 하고, 아침을 먹고, 이후에 팀 훈련을 나가고 있습니다.(웃음)
[부산야구실록]
많은 팬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아무래도 이민석 선수의 실전 경기 복귀 시기일 것 같습니다. 언제쯤 복귀를 생각하고 있나요.
[이민석 선수]
내년 시즌 시작에 맞춰 실전경기에 복귀하는 게 현재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지금 현재로선 팔 상태도 좋고 재활이 너무 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팬분들께서 걱정하시는 것 보다는 일찍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실 수도 있지만 당장 이번 시즌은 복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재활 훈련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년 4월, 퓨처스 경기에서 공을 던지는 걸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그렇다면 4월에 퓨처스 경기를 던지고 5월쯤 1군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는 건가요.
[이민석 선수]
그렇죠. 일단 몸이 얼마만큼 빨리 올라오냐, 경기 감각이 얼마만큼 돌아오냐에 따라 다를 것 같긴한데 우선은 목표를 그렇게 잡고 있습니다. 재활을 하다보면 또 안 좋아질 수도 있고 그러다보면 복귀가 늦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확실한 답을 드리기는 조금 어려워요.(웃음) 하지만 제가 잡고 있는 개인적인 목표는 내년 4월 퓨처스 경기에서 투구를 하는 것입니다.
[부산야구실록]
재활 과정은 고독하고 힘들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직접 경험하고 있는 재활 과정은 어떤가요.
[이민석 선수]
수술을 하고 한두 달까지는 그걸 못 느꼈거든요. 첫 한 달은 운동을 아예 못하고 쉬기만 했기 때문에 상동야구장에서 운동할 수 있는 시간만을 고대했어요. 그 당시엔 외롭다기 보다는 상동에서 수술 후 처음 운동을 하게 됐을 때 마냥 좋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세 달쯤 되다보니까 ‘힘들고 외롭다’, ‘지친다’는 말들이 조금씩 이해되고 있어요. 매일같이 똑같은 일상은 반복해야 되고 재활 훈련이 결국 시간과의 싸움인 것 같다고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긍정적이고 즐겁게 이겨내 보려고 노력중입니다.(웃음)
비시즌동안 정말 많은 준비를 했던 만큼 낙담할 법도 했지만 ‘이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겠다’고 말할 만큼 이민석은 프로 선수로서 단단한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다.
[부산야구실록]
부상을 당한 직후였던 4월, 5월은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이 상승세였습니다. 당시 팀원들의 모습을 TV로만 지켜봤을 것 같은데, 함께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요.
[이민석 선수]
어릴 때부터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었던 만큼 팀이 그렇게 상승세를 달리고 있을 때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너무나 컸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당시 제가 어떻게 할 수 있었던 부분이 없었기 때문에 부상 자체를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당시 이 위기를 계기로 다시 일어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더욱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작년 시즌 눈에 띌 만큼 대단한 성적을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1년차’ 투수로서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기에는 충분했던 이민석이다. 이민석이 느낀 KBO리그 1군 무대는 어땠을까.
[부산야구실록]
작년 시즌 직접 부딪혀본 1군 무대는 어땠나요.
[이민석 선수]
투수를 하면서 그렇게 공을 많이 던져봤던 게 태어나서 처음이었습니다. 고교 시절에도 항상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많이 못 던졌었거든요. 프로에 와서 한 시즌동안 퓨처스, 1군 무대에서 공을 던지다 보니 느껴지는 게 많았어요. 체력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도 했고, KBO리그의 프로 선수들은 고교시절 때 상대했던 타자들과는 확실하게 다르다는 걸 깨달았으니 올 시즌 발전된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부산야구실록은 매 취재를 시작하기 전 팬들에게 궁금한 질문사항들을 받고 있다. 이민석의 인터뷰가 결정되자마자 각 커뮤니티에 팬들의 질문을 요청했고 반응은 무척 뜨거웠다. 100여개의 댓글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댓글 내용은 ‘서두르지말고 꼭 몸 건강히 복귀하길 바란다’는 팬들의 애정 어린 한 마디였다. 이민석이라는 선수가 팬들에게 얼마나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인지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민석에게 팬들의 질문들을 건네보았다.
[부산야구실록]
많은 팬들이 향후 이민석 선수의 보직에 대한 궁금증이 많습니다. 선수 본인은 선발투수와 불펜투수 어느 쪽에 좀 더 욕심이 있나요.
[이민석 선수]
이거는 제가 예전부터 계속 해왔던 답변이 있습니다. 저는 선발투수를 하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기회가 온다면 그 기회를 잡고 싶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후부터 계속해서 준비해온 부분이기도 하고요.
[부산야구실록]
1군 무대에 복귀하게 된다면 이루어보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이민석 선수]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선발 기회를 얻어 선발승을 해보고 싶어요.
[부산야구실록]
수술이나 재활 경험이 있는 동료 선수 또는 코치님들께서 민석 선수에게 따로 조언을 해준 부분이 있나요.
[이민석 선수]
사실 저도 처음에는 수술을 하는 게 처음이다 보니 되게 겁나고 무서웠거든요. 저희 팀에도 팔꿈치 수술을 한 선수들이 많아요. 그래서 많이 물어봤습니다. ‘수술하면 얼만큼 아프냐’, ‘복귀하는 데 얼마나 걸리냐’, ‘복귀해도 팔이 아프냐’ 등 궁금한 부분들을 정말 많이 물어봤습니다.(웃음) 투수이기 때문에 안 아픈 게 제일 좋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어쩔 수 없이 오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보다는 지금 이 수술로 인해서 나중에 더 선수로서 좋아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운동에 임하고 있습니다. 수술에 대한 부담감은 크게 안 갖고 즐겁게 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부산야구실록]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가 있나요.
[이민석 선수]
야구 쪽으로는 어릴 때부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선수가 항상 제 롤모델이었어요. 마운드에서의 행동, 야구장 밖에서의 행실 등이 너무 멋지다고 느껴서 저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현재 야구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인 ‘오타니 쇼헤이’가 롤모델이라는 이민석의 답변에 문득 궁금한 점이 하나 떠올랐다. 최근 KBO리그의 많은 선수들이 오타니 쇼헤이의 주무기인 ‘스위퍼’를 장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위퍼’는 횡슬라이더의 일종으로 홈 플레이트를 쓸고 간다고 할 정도로 횡으로 크게 휘는 구종이다. 많은 투수들이 욕심내고 있는 구종인 만큼 이민석도 과연 스위퍼에 대한 욕심이 있는지 즉석에서 질문을 건네보았다.
[부산야구실록]
오타니 선수가 롤모델이라고 하니 갑자기 떠오른 질문입니다. 최근 많은 선수들이 오타니 선수의 주무기인 ‘스위퍼’ 장착에 도전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민석 선수는 스위퍼 장착에 대한 욕심이 있나요.
[이민석 선수]
저 역시 투수이기 때문에 좋아 보이는 건 다 해보고 싶습니다.(웃음) 시도를 안 해본 건 아닙니다. 하지만 던지는 방식이 좀 어렵더라고요. 스프링캠프 당시 배영수 코치님이 슬라이더 그립을 하나 새로 알려주신 게 있어요. 당시 제 기억으로는 스위퍼 느낌의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게끔 코치님께서 그립을 알려주신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던지는 팔 각도와는 살짝 안 맞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결국 원래 던지던 방식의 슬라이더를 던졌습니다. 기회가 되고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스위퍼를 던져보고는 싶지만 지금 당장은 저랑 맞는 변화구를 완벽하게 던질 수 있게 하는 걸 우선시 하고 있습니다.(웃음)
[부산야구실록]
지금의 등번호인 30번을 향후에 바꿀 계획이 있는 지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이민석 선수]
지금은 바꿀 생각이 전혀 없어요. 제가 팀에 자리를 비우는 동안 부득이하게 번호를 못 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저는 웬만하면 지금의 번호를 바꾸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날 취재로 만나본 이민석은 19세의 어린 나이가 무색할 만큼 성숙한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다. 이제 입단 2년차를 맞고 있는 선수지만 왜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이 이 선수에 대해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부산야구실록의 취재진 역시 이민석이라는 선수에 대해 큰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이날 인터뷰를 계기로 더욱더 응원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을 정도였다.
이민석은 인터뷰 말미에 팬들에게 아래와 같이 오랜만의 인사를 건넸다.
[이민석 선수]
부상 때문에 팀과 함께 하고 있지는 않지만 항상 경기를 챙겨보고 있습니다. 아쉬운 마음도 있고 ‘저 경기장에서 내가 뛰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팬분들께서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저를 많이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얼른 나아서 복귀하겠다’고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최대한 빨리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야구장에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더 좋은 모습으로 팬분들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재활 훈련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민석의 시선은 2024 시즌을 향하고 있다. 더욱더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마운드에 올라설 ‘투수 이민석’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이민석과의 더욱더 자세한 인터뷰는 위의 영상 또는 국제신문 유튜브 채널 ‘비디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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