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KDB생명’ 인수에 1조원 투입 “현실성 없다”… 하나생명까지 곤란해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보험’ 인수를 위한 협상에 나선 가운데 1조원 이상 자금투입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현실성 논란에 휩싸였다.
그렇게 KDB생명 인수후 하나생명과 통합시 총 자산 23조원 규모로 현 생보업계 10위사인 흥국생명(24조원)과 비슷한 규모에 겨우 맞출 수 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기업가치인 2000억원보다 추후 자본확충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이 더 클 수 있다. KDB생명이 올해 1분기 기준 K-ICS(신지급여력제도) 비율 47.68%를 기록하면서 최소 기준치 100%에도 미달해,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K-ICS는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로 자산·부채 시가평가를 기반으로 한다.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이란 점은 기존 RBC비율(지급여력비율)과 동일하지만, 전염병 같은 대재해와 계약해지 요인도 새롭게 인식한다.
더군다나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K-ICS 비율은 150%이다. KDB생명이 K-ICS 비율 150%을 넘기려면 지금보다 자본을 8000억원가량 늘려야 한다.
하나금융 입장에서 KDB생명 인수자금은 물론 추가 투입자금까지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김한울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선임연구원은 “하나금융의 지난 3월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3.2%로 은행금융지주 평균 109.9%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금융당국 권고수준인 이중레버리지비율 130% 이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수자금과 추가 투입자금 합계가 1조2790억원 이내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만일 하나금융이 이같은 비용을 감안하고서도 KDB생명을 인수한다면 기존 하나생명과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변수는 본업경쟁력이다.
총 자산과 별개로 KDB생명은 영업기반이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KDB생명 올해 1분기 보험손익은 71억원으로 전년 동기(148억원) 대비 50%나 급감했다.
KDB생명 관계자는 “K-ICS 비율을 높이기 위해 재보험 등을 활용하거나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회계제도 변경 후 맞는 과도기인만큼 이에 잘 맞추어 상품 리스크 등을 낮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은 입장을 밝히는 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현재로선 투자의향서를 제출 후 우선 매각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 전부다”라며 “향후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공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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