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올린다" 우윳값 급등 코앞
◆ 치솟는 농산물 물가 ◆
올해 우유의 기초가격이 되는 원유(原乳) 가격 인상폭을 정해야 할 시한이 다가왔지만 낙농가와 유업체 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의견 대립이 계속되면 결정 시한이 재차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원유 가격을 최소한으로 올리더라도 ℓ당 1000원을 넘는 만큼 향후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크다.
17일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4시간에 걸쳐 원유 가격 인상폭을 놓고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가격을 최대한 올려야 한다는 낙농가 측과 인상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유업체 측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위원회는 낙농진흥회장과 낙농가 3인, 유업체 3인 등으로 구성된다. 소위원회는 ℓ당 69~104원 범위에서 올해 인상폭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원유 가격은 ℓ당 996원이며, 인상안이 적용되면 1065~110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낙농가 측은 이날 회의에서 ℓ당 104원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의 여파로 사료 가격이 크게 올라 생산비가 늘었으니 원유 가격을 가능한 한 많이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유업체 측은 원유 가격을 최대한 덜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유제품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낙농가 측과 유업체 측이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결정 시한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커졌다. 소위원회의 협상 시한은 지난달 30일에서 오는 19일로 한 차례 미뤄졌는데, 한 번 더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위원회가 이달에 원유 가격 인상폭을 결정하고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치면 예정대로 다음달 1일부터 바로 적용된다. 하지만 협상이 이달을 넘긴다면 가격 인상분을 언제부터 소급 적용할 것인지를 정하는 작업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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