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호우'에 여의도 94배 논밭 잠겼다 … 비상걸린 밥상 물가
가축 폐사도 5년만에 최대
지난달 폭염에 농산물값 급등
시금치 219%·적상추 195%…
태풍철 오면 상승세 이어질듯
◆ 치솟는 농산물 물가 ◆
집중 호우로 인해 국내 농산물 생산에 큰 피해가 발생하면서 겨우 진정세에 접어들던 밥상물가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원재료인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가뜩이나 가계 지출 부담이 큰 외식 물가도 연이어 오를 전망이다. 일각에선 장마와 태풍으로 농산물 작황에 큰 피해가 발생한 2020년 상황이 재연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시금치 도매가격은 5만4780원(4㎏)으로 한 달 전(1만7170원)과 비교해 219% 상승했다. 적상추 도매가격은 5만7040원(4㎏)으로 194.9% 올랐다. 오이(다다기) 도매가격도 100개에 6만2325원으로 53.4% 올랐다.
폭염으로 가뜩이나 가팔랐던 농산품 가격 상승세에 폭우가 기름을 부은 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농작물 침수·낙과 등으로 접수한 농지 피해 면적은 약 2만7094㏊로 집계됐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의 약 93.5배에 달한다. 축사나 비닐하우스 등 시설 피해는 19.3㏊, 폐사한 가축은 57만9000마리에 달했다. 가축 폐사는 닭이 53만3000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이어 오리 4만3000마리, 돼지 3000마리, 소 40마리였다. 호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농작물 피해는 더 불어날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장마가 지속돼 농산품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산물 물가가 올랐지만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농산품이 전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가중치)은 올 6월 기준 총 1000에서 43.8 수준으로 섬유제품(43.6)과 비슷한 정도이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채소 가중치 27, 과일 19, 곡물 7 등이다. 품목 가중치가 43.8이라는 의미는 한 가구가 월 1000원을 지출한다고 가정했을 때 농산물 구입 비용이 43.8원이라는 의미다. 축산물을 포함하면 71.4원이다. 반면 공공서비스는 127.3, 집세는 98.3으로 비중이 훨씬 높다. 농축수산물 가격에 연동되는 경향이 있는 외식품목 가중치는 126.7로 농산품의 3배에 달한다. 이 같은 물가 가중치를 감안하면 농축산물 가격에 후행적으로 영향을 받는 외식 가격이 하반기 물가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지난달에는 농산물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전월 대비 전체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데 기여했지만 이달에는 기여도가 물가를 올리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21개월 만에 2%대로 내려온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폭우를 계기로 다시 튀어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점검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앞서 물가가 지난달 2.7%로 내려온 데 이어 하반기에는 2% 초중반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7월 물가상승률이 6.3%에 달해 올해는 기저효과가 발생할 예정이고 국제유가 역시 안정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7월과 8월은 기상에 따른 물가 변동이 큰 기간인데, 작년에는 7월에 폭염이 심했고 올해는 이른 장마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농축수산물 가격 변동이 추세적으로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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