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차세대 메탄올연료 선박 치고나간다
세계최초 메탄올연료 선박은
HD한국조선이 수주·인도 완료
삼성重도 초대형 수주 성공
국내 조선사간 진검승부 시작
삼성중공업이 차세대 친환경 선박인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대거 수주하면서 친환경 선박시장에서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과 진검승부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친환경 선박시장에선 HD한국조선해양이 전 세계 조선업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선을 인도하면서 독주하는 구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이 메탄올 추진선의 대규모 수주로 역대 최대 수주액 기록을 경신하면서 친환경 선박시장을 놓고 양사 간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대만 선사 에버그린으로부터 1만6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 95억달러의 66%를 달성했다. 앞서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액은 32억달러였지만 이번 수주로 단숨에 31억달러가 추가됐다. 수주잔액도 336억달러로 늘어나며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버그린은 이번에 발주한 메탄올 추진선 총 24척 중 8척은 일본 업체에, 나머지 16척은 삼성중공업에 주문했다. 에버그린은 전 세계 6위의 컨테이너 선사로 컨테이너선박 213척을 보유하고 있다.
메탄올은 기존 연료인 벙커C유 등에 비해 황산화물은 99%, 질소산화물은 80%,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어 액화천연가스(LNG)를 잇는 친환경 선박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운항 중인 선박은 대부분 화석연료인 벙커C유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부터 탄소집약도 등급제를 실시하는 등 강력한 온실가스 규제에 나서면서 이를 대체할 친환경 연료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 전 세계 해운업체 간 친환경 선박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전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2021년 현대미포조선에 메탄올 추진선을 처음 주문한 이래 이제까지 모두 25척의 메탄올 추진선을 발주했다. 세계 3위 해운사인 프랑스의 CMA CGM도 18척의 메탄올 추진선을 발주하며 메탄올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한국에선 HMM이 메탄올 추진선 9척을 발주한 상태다.
이에 따라 LNG 추진선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던 조선사들의 시선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 선박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탄소 규제 강화로 LNG보다 탄소배출량이 적은 대체연료 수요가 많아지고 있고, 중국 조선업체들이 LNG 선박시장에서 추격에 박차를 가하면서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을 개척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LNG는 친환경 연료로 분류는 되지만 본질적으로 화석연료라 탄소배출량이 적잖아 미래 연료 개발 과정에서 징검다리로 인식된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로 친환경 선박 제품군을 LNG에 이어 메탄올로 확대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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