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름대교 폭파에 공방 격화…"우크라 드론 공격"vs"러 자작극"(종합2보)

김성식 기자 2023. 7. 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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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크름대교(케르치 해협 대교) 일부가 17일(현지시간) 폭파된 사건을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책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가반(反)테러위원회는 오전 3시5분쯤 우크라이나군 무인기(드론) 2대가 크름대교를 공격해 다리 일부가 손상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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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특수부대가 드론 2대로 공격"…우크라 "도발 덮으려 목소리 높여"
크름대교서 2명 사망·어린이 1명 부상…차량 통행 중단, 철도·선박 운행 재개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크름대교(케르치 해협 대교) 일부가 17일(현지시간) 원인을 알 수 없는 공격으로 폭파돼 도로 상판이 붕괴된 모습이다. 2023.7.1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크름대교(케르치 해협 대교) 일부가 17일(현지시간) 폭파된 사건을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책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테러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자작극을 의심했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가반(反)테러위원회는 오전 3시5분쯤 우크라이나군 무인기(드론) 2대가 크름대교를 공격해 다리 일부가 손상됐다고 발표했다. 연방수사위원회는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이번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고 용의자 신원을 특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 외무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싸잡아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리아 자카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크름대교 공격은 우크라이나 정권 차원에서 진행됐다. 테러리스트 정권이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 및 정치인과 합작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러시아의 주장을 일축했다. 나탈리야 후메뉴크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자국 의회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크름반도를 점령한 세력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이는 도발을 덮는 전형적인 방법"이라며 크름대교 폭발이 러시아의 자작극일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자국 보안국(SBU)과 해군이 크름대교 폭파 사건의 배후에 있으며 수중 은폐가 가능한 드론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해군 측은 보도 내용을 부인한 뒤 정부의 공식 발표를 기다릴 것을 당부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사고로 크름대교를 건너던 차량에 탑승한 성인 2명이 사망하고 동승객인 어린이 1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 사고 여파로 양방향 차량 통행은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한때 발이 묶였던 크름대교를 통과하는 선박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정상 운행되고 있다. 크름대교 선로도 파괴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열차 운행이 일부 재개됐다. 교통부는 상판 일부만 손상됐으며 교량을 떠받치는 기둥은 모두 양호하다고 밝혔다.

크름대교는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우크라이나 크름반도 동부와 러시아 크라스노다르를 잇는 대형 교량이다. 왕복 4차선 도로에 철로가 있으며 교량 길이는 19㎞로 유럽에서 가장 길다.

특히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직접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로 각종 전략 물자가 오가는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해왔다. 러시아가 36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들여 건설했으며 2018년 개통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트럭을 몰고 건너기도 했다.

크름대교는 지난해 10월 화물차량이 폭파돼 교량 일부가 불에 타 붕괴된 바 있다. 러시아는 이 사고로 3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주도한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수도 키이우에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폭발 사고 몇달 뒤 자국 소행임을 인정하면서도 크름반도를 점령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폭발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8일(현지시간) 러시아 점령지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름대교에서 트럭이 폭발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2.10.08/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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