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주말 골프’ 논란 홍준표 “대구시는 미리 대비해서 수해 피해 없었다”

홍 시장 “주말엔 공무원들이 자유롭게 개인활동 하는 것”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폭우 주말 골프’ 논란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부적절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7일 대구지역 현안 논의를 위해 국회를 찾아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를 만난 뒤 따라붙은 취재진들이 “주말 골프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주말에 공무원들이 자유롭게 개인 활동을 하는 것이다. 어떻게 권위주의 시대 정신으로 그런 식으로 질문을 하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관용차 사용 지적엔 “개인 활동하는 데 관용차를 사용하지 않는다. 내 차가 있다”고 강조했다.

폭우 관련 대구시 비상 근무자가 1000명이 넘었다는 지적에 “내가 비상근무를 지시한 일이 없다”고 답했다.

‘피해가 없었으나 대비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미리 대비했으니까 피해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골프 치는동안 실시간으로 수행 현장 상황을 보고 받았나’라는 질문에 홍 시장은 차량에 탑승한 채로 “실시간으로 보고할 대구시 상황 자체가 없다. 골프 치는 동안 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 받은 사항 자체가 없다”며 “(대구) 팔거천 (실종) 사고는 (골프 라운딩을) 그만두고 난 뒤 집에 와서 있을 때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괜히 그거 쓸데없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떼처럼 덤빈다고 해서 내가 기죽고 잘못했다 그럴 사람이냐”며 “나는 그런 처신을 한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11시 20분쯤부터 대구 팔공CC에서 골프 라운딩에 나섰다가 비가 많이 오자 1시간여만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 대구시당은 논평을 통해 “전국이 물난리가 났고 국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려 전방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던 와중에 홍 시장은 팔공CC에 샷을 날리러 갔다”고 꼬집었다.

이어 “물론 시장이 직접 수해복구에 나서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재해에는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하고,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시장이 자리 잡고 있어야 시민은 안전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당은 “국무총리는 총리실 공직기강팀에 즉각 명령해 홍 시장에 대한 직무감찰을 진행해야 한다”며 홍 시장에게도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대구참여연대도 성명을 내고 지난 주말 전국적 수해를 언급하면서 “이 와중에 홍 시장이 골프를 치고 있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이 안중에 없고 시정 판단력이 흐려졌다면 시장직을 내려놓고 노후를 즐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