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 생명 선물한 부부의사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2023. 7. 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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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JW성천상 수상한
의료봉사 김동연·안미홍씨
29세때부터 15년간 함께
현지에서 의료선교 활동
중증·응급환자·분만 진료
귀국후에도 후원금 모금
성천상 첫 부부 수상자

29세 젊은 나이에 방글라데시로 향한 부부 의사가 있었다. 열악하고 참담한 방글라데시 의료 상황을 마주한 부부는 파견 활동을 마친 후 귀국했지만 다시 현지로 가 의료환경 개선 활동을 지속하며 생명존중 정신을 이어왔다.

JW그룹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은 제11회 JW성천상 수상자로 방글라데시에서 15년여간 의료 봉사를 해온 김동연 글로벌케어내과 내과 전문의(49·사진 오른쪽)와 안미홍 누가광명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49)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두 사람은 JW성천상 제정 이래 첫 부부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는 의료인을 매년 발굴해 수상하는 JW성천상은 JW중외제약 창업자인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과 철학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2012년 제정됐다. 올해부터는 상의 장기적 발전과 인지도 제고를 위해 기존 성천상에서 JW성천상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김동연·안미홍 전문의는 각각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1999년 졸업과 동시에 부부의 인연을 맺은 이들은 강남 세브란스병원에서 각각 내과,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수련을 받았다. 의료 선교의 꿈을 가졌던 부부는 2003년 방글라데시로 향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파견 의사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년간 파견 의사 생활을 하는 동안 열악하고 참담한 방글라데시 의료 상황을 마주한 이들은 제대로 진료도 받지 못한 채 고통받고 있는 환자를 보며 의료인으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게 됐다. 파견을 마친 뒤에도 방글라데시 의료 환경을 외면할 수 없던 부부는 2007년 방글라데시로 돌아가 현지 북서부 농촌 지역에 있는 램(LAMB) 병원에서 의료 활동을 재개했다.

당시 현지에서 유일한 한국인 의료인이었던 부부는 가장 취약했던 응급·중환자 치료에 집중했다. 램 병원은 당시 지역 내에 마땅한 의료기관이 없어 중증 응급환자가 많이 찾는 곳이었지만 의료 시스템이 낙후돼 치료가 제한적이었다.

김 전문의는 램 병원이 24시간 운영하는 응급실에서 응급 혈전 용해술, 급성 복막 투석 등을 최초로 시행했다. 더불어 현지 수련의와 간호사를 대상으로 의료 교육 프로세스를 재정립하고, 중환자 전문 치료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만드는 등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 구축에 힘썼다.

안 전문의는 KOICA와 지역사회 보건사업인 '지역 안전분만시설 운영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방글라데시 시골 마을인 바달간즈 지역 청소년 보건사업 실행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현지 보건·의료환경 개선에 기여했다.

2018년 15년여간의 현지 의료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도 부부는 방글라데시 의료 환경 개선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연 2회 후원금 모금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이 방글라데시를 방문해 현지 의료 현장을 둘러보는 등 방글라데시에 대한 애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성낙 성천상위원회 위원장(가천의대 명예총장)은 "생명존중 정신을 계승하는 JW성천상의 제정 취지에 가장 적합한 후보자"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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