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검정고무신》 불공정 계약…고 이우영 작가에 수익 지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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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을 둘러싼 계약이 불공정하다는 취지의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체부는 17일 "《검정고무신》 사건의 피신고인(형설앤·형설앤 대표)에게 미배분된 수익을 신고인(고(故) 이우영·이우진 작가)에게 지급하고, 계약서의 내용을 변경해 신고인에 대한 불이익 행위를 중지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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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행시 제재 수준 강화해야” 지적도 나와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1990년대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을 둘러싼 계약이 불공정하다는 취지의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체부는 17일 "《검정고무신》 사건의 피신고인(형설앤·형설앤 대표)에게 미배분된 수익을 신고인(고(故) 이우영·이우진 작가)에게 지급하고, 계약서의 내용을 변경해 신고인에 대한 불이익 행위를 중지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1992년~2006년 소년챔프에 연재된 《검정고무신》은 19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초등학생 기영이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다. 형제인 이우영·이우진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이영일 작가가 글을 썼다. 14년간 연재된 이 작품은 단행본으로도 출간됐고, 캐릭터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검정고무신》 사건은 이우영 작가가 형설앤 측과 2007년 저작권 계약을 체결한 이후 정산 등 문제로 갈등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2019년 협의 없이 다른 곳에 만화를 그렸다며 형설앤 측이 작가를 고소하면서 사건이 알려졌고, 지난 3월 이 작가가 세상을 떠난 이후 예술인신문고에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는 "지난 15년간 이 작가가 받은 금액은 1200만원에 불과하며, 임의로 작품 활동을 하다가 추가 법적 조치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 작품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별조사 결과에 따르면 형설앤 측은 2008년 체결한 사업권 설정계약서를 근거로 이우영·이우진 작가에게 투자 수익을 배분하지 않았다. 문체부는 이에 근거해 형설앤 측이 투자 수익 배분을 거부하는 것이 불공정 행위라고 봤다. "원작 이용료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에서 파생되는 투자 수익도 저작권자 간에 배분돼야 할 수익으로 보는 것이 사업권 설정계약서의 합리적 해석"이라는 것이다. 문체부는 "그동안 미배분된 투자 수익을 작가들에게 지급하고, 향후 추가로 진행되는 라이선스 사업에 따른 적정 수입을 분배해야 한다"고 했다.
문체부는 또 저작권자들끼리 맺은 계약에 불공정한 내용이 포함돼 있음을 확인하고, 계약서 내용을 변경해 불이익 행위를 중지하라고 명령했다. 2010년 작성한 '손해배상청구권 등 양도각서'에는 이우영·이우진 작가가 《검정고무신》 관련 일체의 작품 활동과 사업에 대한 모든 권리를 형설앤 측에 양도하고 이를 어길 경우 위약금을 규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는데, 작가에게 일방적으로 의무를 지우고 있으나 출판사 측은 아무 대가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저하게 작가에게 불이익한 거래조건을 설정한 행위이기 때문에 이 역시 예술인 권리보장법을 위반했다는 것이 문체부의 판단이다.
또 이우영·이우진 작가가 2008년 모호한 계약 내용을 바꾸자고 여러 차례 요구했는데도 형설앤 측이 협의에 전혀 응하지 않아 계속 불리하게 수익이 분배된 점도 불공정 행위라고 판단했다.
시정명령을 받은 형설앤 측은 오는 9월14일까지 이행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문체부에 제출해야 한다. 이행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3년 이내 범위에서 재정지원을 중단·배제할 수 있다.
미이행시 제재 수준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분해야 할 수익금이 과태료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시정명령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제재 수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예술인 권리보장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예술인 권리보장법이 시행된 후 예술인신문고에 신고된 사건은 총 123건이다. 문체부는 예술인 권리 침해 행위 17건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렸으며, 시정권고 3건, 분쟁조정 3건, 조치 전 이행 5건 및 종결 15건 등 총 43건을 처리했다. 현재 14건은 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이며, 이 외 66건에 대한 사실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예술인 권리 침해 행위를 당한 예술인은 문체부 누리집 민원마당의 예술인 권리 침해 신고센터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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