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가는 '킹달러'…"수년간 약세 지속"
글로벌금융사 잇단 전망
달러인덱스 5일간 2% 뚝
15개월만에 100 밑돌아
"달러약세론 일러" 반론도
식어가는 인플레이션 열기가 '킹달러(달러 초강세)' 시대에 종언을 고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서면서 달러값이 수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가 지난주에 작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13일 99.77로 전날(100.52)보다 0.75% 하락했으며, 이날도 99.96 선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말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함께 114를 넘어섰던 달러인덱스는 고점 대비 13%가량 내려갔다. 특히 지난주 5일간 약 2% 떨어져 작년 11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조짐을 보이면서 연준이 곧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달러가 1년여 만에 최저로 떨어지고 있다"며 "시장 컨센서스상 2024년 발생할 금리 인하에 따라 달러 약세는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주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시장 전망치보다 낮게 발표됐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 2회에서 1회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달 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 이후 긴축 사이클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리 예측 기관인 페드워치는 연준이 0.25%포인트 인상을 선택할 확률을 96%로 보고 있다.
스티븐 배로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주요 10개국(G10) 전략책임자는 "달러가 향후 수년간 하락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리의 판단은 연준이 금리 완화 사이클에 들어설 것이라는 데 기초한다"며 "다른 나라 중앙은행이 금리를 같이 인하하더라도 달러 약세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달러 약세는 석유·금 등 일부 상품의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지만, 개발도상국의 수입 가격을 낮춰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그간 킹달러 기조에 눌려 있던 엔화·유로화 등 다른 화폐의 강세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피터 배설로 BNP파리바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앞으로 몇 달간 달러 약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호주·뉴질랜드·노르웨이 통화가 상대적으로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마이클 케이힐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미국 경제만 회복되면 달러 약세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만 회복력이 강조되면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금리 인상 과정에 있는 주요국 통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케이힐 전략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끝낼 경우 달러에 대한 지지세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년에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현재 1.12달러에서 1.15달러로, 달러당 엔화 가치도 현재 139엔에서 125엔으로 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레시 우파드하야 아문디자산운용 통화전략이사는 '달러스마일' 현상을 바탕으로 달러 약세 가능성을 평가했다. 달러스마일은 미국 경제가 호황과 불황 양극단일 때 강세를 띤다는 이론이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확률이 높은 만큼 달러 약세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다만 달러 약세론이 아직은 섣부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사이먼 화이트 블룸버그 거시전략가는 "올해 초 달러의 장기 하락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 데이터가 안정세로 돌아간 바 있다"며 "연준이 이달 추가 긴축 결정을 내리면서 역동성이 반복되는 것이 약세론자에게는 위협"이라고 전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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