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지스운용, 獨빌딩 임의매각 위기···해외 부동산투자 부실우려 커진다

한동희 기자 2023. 7. 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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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금융투자 회사들의 해외 부동산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지스자산운용이 공모펀드로 편입한 독일 트리아논빌딩에 대해 임의매각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 업계에서는 일부 잠재 대주단의 리파이낸싱(차환) 참여 의지에도 추가 지분 출자 등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감안할 때 결국 빌딩 매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지스운용이 빌딩을 임의매각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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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계약 불발로 자산가치 하락
유럽 상업용 오피스 가격 떨어져
리파이낸싱 성사 가능성은 낮아
국내 투자자 대규모 손실 불가피
[서울경제]

최근 국내 금융투자 회사들의 해외 부동산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지스자산운용이 공모펀드로 편입한 독일 트리아논빌딩에 대해 임의매각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 업계에서는 일부 잠재 대주단의 리파이낸싱(차환) 참여 의지에도 추가 지분 출자 등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감안할 때 결국 빌딩 매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운용은 최근 펀드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진행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공지했다. 이지스운용 측은 현재까지 약 130개 잠재 대주단에 리파이낸싱에 대한 문의를 넣었다. 이 중 5여 곳이 메자닌(중순위) 대출 등을 활용한 리파이낸싱에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주단 가운데 일부는 리파이낸싱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자본금 추가 납입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지스운용 측은 회사 자금을 투입하거나 국내 기관투자가와의 협의를 통해 추가 자본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고금리 기조에 조달 금리가 올라가면서 유럽 도심의 상업용 오피스 빌딩 가격이 하락 일로를 걷고 있는 탓이다.

트리아논빌딩은 주요 임차인이던 ‘데카뱅크’가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서부터 위기를 맞았다. 임대 가능 면적의 56%를 활용 중인 데카뱅크는 2024년 6월 계약 만료를 끝으로 인근 ‘포(Four) T1’ 빌딩으로 이전한다. 전체 임대 가능 면적의 절반 이상이 공실로 남을 공산이 커지면서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했다. 이지스운용이 공시한 펀드 운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트리아논빌딩의 가치는 5억 4400만 유로(약 7700억 원)로 펀드 설정 당시인 2018년 10월 6억 4700만 유로(약 9100억 원)보다 16% 정도 하락했다.

트리아논빌딩이 편입된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는 올 10월을 넘기면 신탁 계약 기간과 대출 만기가 모두 도래한다. 대출 관련 약정서상 담보인정비율(LTV)이 70%를 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트리아논빌딩의 LTV는 69.1%에 달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대주단이 대출 상환을 압박하고 있다”며 “기존 대주단을 설득해 간신히 EOD만 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지스운용이 빌딩을 임의매각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스운용 측이 투입한 3700억여 원의 자기자본 투자금(에퀴티) 중 1350억 원을 조달한 하나증권은 물론 380억 원을 출자한 키움그룹 등이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또 펀드를 판매한 KB국민은행·대신증권·한국투자증권 등도 적지 않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에퀴티 전액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로서는 추가 출자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우려는 비단 이지스운용의 문제만으로 그치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계열의 멀티에셋자산운용도 18일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고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 대출용으로 조성한 펀드 자산의 80~100%를 상각하기로 했다. 2019년 메자닌 대출의 보증을 섰던 건물주가 파산하고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빌딩이 매각됐기 때문이다. 원금 회수에 성공한 건 선순위 대출자였던 싱가포르투자청과 도이체방크뿐이다. 미래에셋과 펀드에 가입한 국내 기관투자가 및 개인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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