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빚 갚을 준비하는 아기호랑이···정해영 “형들에게 미안···죽어라 던지겠다”[스경x인터뷰]

김은진 기자 2023. 7. 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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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정해영이 지난 12일 광주 삼성전에서 복귀 뒤 첫 세이브를 거둔 뒤 웃음 짓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정해영(22·KIA)은 데뷔 이후 가장 힘든 한 달을 보냈다. 부진으로 2군에 갔다. 입단 이후 처음이었다.

2020년 입단 뒤 이듬해 마무리 전상현의 부상으로 얼떨결에 마무리를 맡은 정해영은 계속 직진만 해왔다. 타이거즈 구단 최초로 2년 연속 30세이브를 거두고, KBO리그 최연소 50세이브 기록을 달성하며 달리다 올해 처음으로 멈춰섰다. 구속은 물론 구위가 현저히 떨어져 불안한 투구를 이어가자 5월말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2군도 아닌 잔류군으로 이동했다. 피칭을 멈추고 처음부터 다시, 밸런스를 잡는 데 집중했다. 무너져버린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지난 2일, 약 한 달을 쉬고 돌아온 정해영은 중간계투로 들어갔다. 정해영이 돌아왔지만 KIA 마무리는 정해영이 없던 한 달 여 동안처럼 여전히 다른 투수들이 돌아가며 소화했다. 구위와 자신감을 좀 더 차분히 회복할 수 있도록 KIA는 정해영에게 시간을 주었다.

차근차근 회복하고 있는 정해영은 이제 후반기 쾌투를 다짐하고 있다.

정해영은 “(마무리 3년차인) 올해가 정말 중요하다 생각하고 비시즌에 정말 열심히 했는데 나도 모르게 위축 됐었던 것 같다. 바보같았다”며 “구속이 워낙 나오지 않고 무엇보다 구위가 좋지 않아 함평에 간 뒤로는 3주 동안 완전히 밸런스 운동만 했다. 계속 던지면서 더 느껴야 되겠지만, 돌아와서 구위가 어느 정도 좋아진 것을 느끼고 변화구도 많이 쓰면서 회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IA 정해영이 지난 6일 인천 SSG전에서 중간계투로 등판해 힘껏 투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마무리 한 명을 키우는 데 몇 년이 걸리고, KIA는 10년 가까이 번번이 외부 영입으로 메울 정도로 마무리를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 2년차 어느날 하루아침에 마무리를 맡아 씩씩하게 던지며 KIA 새 마무리로 등장한 정해영에게 제동이 걸리면서 KIA도 휘청거렸다.

정해영은 “한 번 빠졌다가 돌아오니까 더 간절해지고 책임감도 커진 것 같다. 처음에 내려가서 한동안은 야구를 아예 안 봤다. 보면 속상하니까, 뉴스만 봤는데 (팀 성적도 안 좋아) 착잡했다. 그나마 팀이 상승세 탈 때 돌아왔다. 그래도 와서 4경기에 승리에 일조했으니 앞으로는 던지는 경기 수만큼 전부 승리에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마무리 3년차로 시작한 올시즌 욕심을 냈던 정해영은 마음을 내려놓은 채 후반기를 출발한다. 전반기에 진 빚을 갚는 것이 목표다. 최대한 많이 던질 각오다.

정해영은 “한 달 동안 (최)지민이, (전)상현이 형, (이)준영이 형, (장)현식이 형, (임)기영이 형이 나 때문에 엄청 고생했다. 내가 와서 바로 잘 하면 좋겠지만, 그래도 지금 다 잘 하고 있으니 감독님 말씀대로 차근차근 올라가보겠다”며 “한 달이나 쉬었다. 아마 지금 나만 멀쩡할 거다. 죽어라 던지겠다. 물론 마무리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게 언제든,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겠다. 내가 빠졌을 때 형들이 했던 것, 이제 내가 부담 덜어주고 다같이 안 다치고 잘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귀 뒤 3경기에서 중간에 등판했던 정해영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12일 삼성전에서 1점 차 앞선 9회초 2사 만루에 등판해 공 2개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복귀 이후 첫 세이브를 거뒀다. 복귀 뒤 4경기에서 3.1이닝 3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의 안정된 투구로 후반기 활약을 예고했다. 마무리 복귀도 머지 않았다.

정해영은 “자신감이 아직 100%까지는 아닌 것 같지만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더 지켜봐주시면 벤치에서도, 팬들도 모두 안심하고 볼 수 있는 투구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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