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은 ‘넘버3’도 강하다···변상일, 리쉬안하오 꺾고 춘란배 결승 기선 제압
한국 바둑은 ‘넘버3’도 강하다. 한국 바둑 랭킹 3위 변상일 9단(26)이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에 1승 만을 남겼다.
변상일은 17일 중국 충칭의 하얏트호텔 특설대국장에서 열린 제14회 춘란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제1국에서 중국의 리쉬안하오 9단을 상대로 21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대국은 리쉬안하오의 고향인 충칭에서 열렸다. 주최측인 중국이 리쉬안하오에게 단단히 힘을 실어주기 위해 대국 장소를 일부러 이 곳으로 골랐다.
변상일은 이번 결승을 앞두고 신진서 9단, 박정환 9단 등과 함께 실전 대국을 치르며 단단히 준비해왔다. 리쉬안하오 역시 4강에서 신진서를 꺾는 등 기세는 양 기사가 대등했다.
초반부터 유리하게 출발하며 한 때 승률이 90%를 넘기기도 했던 변상일이었지만 중반을 지나면서 두 차례 결정적인 실수가 나오면서 순식간에 리쉬안하오 쪽으로 미세하게 분위기가 기울었다. 이후 어느 한 쪽으로도 일방적인 우위가 가지 않을 정도의 초접전이 진행됐는데, 이번에는 리쉬안하오가 종반에 아쉬운 수를 두면서 변상일이 다시 한 번 분위기를 가져왔고, 이후 더 이상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대국을 마무리했다.
변상일은 신진서, 박정환의 뒤를 이어 오랜기간 랭킹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두 기사와는 달리 세계대회에서는 우승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춘란배에 거는 각오가 어느 때보다 남달랐다.
일단 기선 제압에 성공한 변상일은 하루 휴식을 갖고 오는 19일 열리는 제2국에서 자신의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 승리로 두 기사의 상대전적은 2승3패로 변상일이 조금 더 좁혔는데, 2국은 변상일이 백을 쥔다. 리쉬안하오는 올해 흑을 쥔 대국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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