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만들던 ‘현대위아’, 전기차 열관리 부품시장 선두 노린다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 개발에 특화
2025년까지 전기차 열관리 3영역 섭렵
모터·배터리·실내공기 ‘통합 관리할 것’
[이데일리 박민 기자]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계열사 현대위아가 사업의 요람이 될 시험동을 이달 초 완공하고 본격 가동에 나섰다. 그동안 ‘엔진’을 주로 생산해온 현대위아는 이번 시험동 구축을 통해 친환경 자동차 부품사로의 체질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궁극적으로 2025년까지 전기차 내 모든 열관리와 공조(공기조정)를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공급처도 현대차·기아를 넘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회사의 연구부문 인력 5분의 1 이상을 열관리 분야에 배치하고 올해 전체 연구개발비의 절반가량인 336억원을 친환경 부품 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17일 현대위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착공해 이달 초 준공을 마친 열관리 시험동은 현대차그룹의 경기도 의왕연구소 내에 연면적 6069㎡(옛 1839평) 규모로 지어졌다. 의왕 연구소는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그룹 계열사들이 모여 전기차와 배터리, 전동화 부품 등 여러 미래기술을 선행연구하고 개발하는 전진기지다. 이중 이번에 준공한 현대위아의 열관리 시험동에서는 전기차 내 모든 열을 통합해 관리하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ITMS·Integrated Thermal Management System)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가용할 열원이 마땅치 않아 폐열 회수와 활용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별도의 열관리 장치가 필수다. 엔진이 없는 전기차는 차안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별도의 히터가 필요하고 온도 변화에 취약한 배터리가 늘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온도도 유지해줘야 한다. 이에 전기차 모든 열을 통합 관리하는 ITMS는 차세대 전동화 부품으로 손꼽힌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국내 자동차 부품사 최초로 개발에 성공하고 올해 5월부터 양산에 나선 ‘냉각수 분배·공급 통합 모듈’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냉각수 허브 모듈은 전기차 배터리와 구동장치, 전장 부품의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부품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의 온도를 최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모터와 인버터 등 구동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도 적정 온도로 관리할 수 있다. 이 모듈은 올해 새롭게 출시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와 기아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에 탑재한 바 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가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공조시스템은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한온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지만 향후 차세대 전기차에는 현대위아 통합열관리시스템(ITMS)을 탑재해 내재화 비중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336억원 열관리 연구개발에 투입
현대위아는 2025년 ‘통합 열관리 시스템’ 개발을 마치면 공급처를 그룹사인 현대차와 기아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공조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50억 달러로 4년 전인 2019년(530억 달러) 대비 22.6% 커졌으며 앞으로도 전기차 생산 확대로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공조업체로서는 후발주자인 현대위아는 기술력을 통해 시장에 지각변동을 내겠다는 각오다.
이러한 목표 실현을 위해 올해 전체 연구개발비(704억원) 비용의 절반에 해당하는 336억원을 친환경 제품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친환경 부품 연구개발비는 내년 439억원→2025년 533억원→2026년 585억원으로 점차 늘릴 계획이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열관리 시험동에서 미래 친환경차의 전비와 성능을 동시에 끌어 올릴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박민 (parkm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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