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 해외 은행 소유 가능해진다…금융위, 금융사 해외 진출 지원
은행, 해외 비금융회사 출자 제한 완화
해외 자회사 자금지원 규제 개선
저축은행 ‘대주주변경‧합병 등 인가기준’ 개정
금융 당국이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해외 자회사 출자 제한 및 자금 지원 규제를 대거 완화한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이 해외 비금융회사 출자 제한이 완화되고, 보험사는 해외 은행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개최하고 금융회사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금융산업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 3월 금융국제화대응단을 구성하고 릴레이 세미나와 업권별 간담회 등을 진행한 뒤 금융회사의 해외 신사업 추진을 저해하거나 영업 확대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우선적으로 신속하게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우선 금융회사의 해외 자회사 소유 범위를 대폭 확대한다. 해외에서 현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은행, 보험, 여전사 및 핀테크사의 해외 금융회사 및 비금융회사 출자 제한을 완화하기로 했다. 현지 금융 수요에 맞춘 사업 다각화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금융을 영위하는 국내 여신금융회사가 해외에서 렌터카 업체를 인수하여 영업 채널을 확대하거나 보험회사가 해외 은행을 소유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허용하는 식이다.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인 핀테크사가 해외에서 투자자문업·투자일임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인수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금융위는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규제도 완화한다. 해외 현지법인은 진출 초기 신용도 미흡, 담보 부족 등으로 현지 자금조달이 어렵지만, 금융지주회사법령상 자회사등간 신용공여 한도 규제로 인해 국내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제약을 받았다. 금융위는 앞으로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일정기간신용공여한도(10%포인트 이내)를 추가 부여해 자금조달 애로를 해소할 방침이다.
또한, 보험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담보제공을 허용할 계획이다. 국내 보험회사가 현지 은행에 국공채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현지 은행이 해외 자회사에 대해 채무보증을 하는 방식(신용장 제도)으로 영업기금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보험사는 자회사에 대한 채무보증만 가능하다.
금융위는 국내 적용을 전제로 마련돼 해외 점포에 적용하기에 부적절한 규제 등은 예외를 마련하거나 적용을 배제할 방침이다. 또, 보고·공시 관련 규정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해 금융회사의 동일한 해외직접투자 행위에 대해 중복해 신고·보고하는 의무를 부과하지 않을 예정이다. 해외법인에 대한 현지 검사 시에는 현지 규제 및 시장상황 등을 고려하고 건전성·내부통제 측면의 예방·개선 중심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국내외 금융시장에 불안 요인이 잔존해 있지만 향후 경제 여건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금융 규제혁신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방안’을 통해 국내 금융회사들이 지속적으로 건의해온 해외진출 관련 규제 애로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신규 해외진출을 촉진하고, 금융회사들이 창의성과 역량을 최대로 발휘해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하는 밑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이날 ‘상호저축은행 합병 등 인가기준 개정’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주주변경‧합병 등 인가기준’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비수도권 저축은행과 합병 등을 통해 경영건전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동일 대주주의 저축은행 소유’와 ‘합병’을 일부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수도권 저축은행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기준 개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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