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수해 '뒷북대책' 반복 말고 예방책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전통시장도 역대급 '극한호우'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다행히 태풍 '힌남노' 직격탄을 맞았던 작년보다는 피해 규모가 훨씬 작았지만,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아 더 큰 피해를 입지 않을까 기상예보에 귀를 기울이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5년간 집중호우 등 각종 재난을 당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피해액은 1조1592억원에 달한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3고(高) 위기로 고전했던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재난 피해까지 닥친다면 폐업 위기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작년 힌남노 여파로 1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올해는 장마철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긴 하지만 예측이 불가능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하자 금융권을 중심으로 잇달아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내놓고 있다. 긴급 대출과 금리 인하 같은 금융 지원이 대부분이다. 주무부처인 중기부도 중소기업·전통시장 피해 현황을 점검하면서 원스톱 지원센터 설치,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등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지원 대책이 예방보다는 사후 조치라는 점에서 아쉽다. 올해도 눈에 띄는 새로운 대책은 없다. 큰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전통시장에 설비 보수 등 필요한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생업에 복귀할 때까지 밀착 지원한다는 작년 대책이 반복됐다. 재해도 반복되고, 지원 대책도 매년 반복되는 모양새다.
특히 시설이 노후한 전통시장은 집중호우 등 재해에 안전장치 없이 노출돼 있다. 장마를 앞두고 중기부는 여러 차례 전통시장 현장 점검에 나섰지만 피해 예방과 복구 총력을 강조했을 뿐, 근본적인 예방책이나 매뉴얼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다.
1차적으로 재해 예방과 복구는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 책임이다. "중기부가 먼저 나서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중기부 관계자의 토로도 이해는 간다. 중기부가 재해 예방과 복구에서 책임지고 나서서 할 게 없다 보니 금융 지원 같은 사후 조치만 내놓는 데 그친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해를 막을 수 있는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데 중기부가 더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복구할 돈을 싸게 빌려줄게"라고만 할 게 아니라, 비가 새고 누전·화재 위험에 처해 있는 이들에게 "미리미리 대비하세요"라고 선제 조치를 취하는 게 주무부처로서 역할 아닐까.
[고재만 벤처과학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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