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비난 샀던 손석구, "진짜 연기" 직접 봤더니

박정선 기자 2023. 7. 1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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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민새롬 연출과 배우 김용준, 이도협, 손석구, 최희서가 참석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배우 손석구의 무대 위 '진짜 연기'는 마이크와 함께였다.

손석구는 지난달 20일부터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나무 위의 군대'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연극 무대로 돌아간 도전에 박수를 받아야할 때에 '진짜, 가짜 연기'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앞서 손석구는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에서 "연극을 위해 연기 스타일을 바꾼다면 내가 연기를 하는 목적 중의 하나를 배신하는 것이었다. 연극만 하려다 영화나 드라마로 옮겨간 이유가 '사랑을 속삭이라'면서 전혀 속삭여서는 안 되는 가짜 연기를 시키는 것이 이해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원로 배우 남명렬이 비판에 나섰다. 자신의 SNS를 통해 '그저 웃는다, 그 오만함이란, 부자가 된 사람, 든 사람, 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만 덧붙인다'라면서 '진심으로 진짜 연기로 속삭였는데도 350석 관객에게 들리게 하는 연기를 고민해야 할 거다. 연극을 할 때 그 고민을 안 했다면 연극만 하려 했다는 말을 거두어들이기를. '해보니 나는 매체 연기가 잘 맞았어요'라고 해라'라고 했다.

이어 '속삭여도 350석 정도는 소리로 채우는 배우는 여럿 있다. 모든 연기는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일진대 진짜 연기가 무엇이라 규정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라고 지적했다.

'나무 위의 군대'는 세 명의 배우가 110분을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또한 특이한 점이 있다.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사용한다는 것. 이 작품이 공연되는 곳은 365석 규모의 극장으로, 관객과 배우들이 비교적 가깝게 호흡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나무 위의 군대' 배우들은 마이크와 스피커를 거쳐 대사를 전달하고 있다.

연극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된 연극의 전통이나 마찬가지다. 마이크를 거쳐 전달되는 대사에는 배우의 감정이 그대로 실릴 수 없다는 이유도 있다. 이 때문에 대극장 같은 곳이 아니라면, 지금도 연극에서는 마이크를 쓰지 않는 것은 암묵적 룰처럼 여겨왔다. 육성으로 연기하는 연극 배우에겐 발음 등 대사 전달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연극판 베테랑은 매체 연기에서도 큰 호평을 끌어내곤 한다.

그러나 '나무 위의 군대'는 예외다. 마이크를 쓰는 이유에 대해 '나무 위의 군대' 민새롬 연출은 "이 작품은 시청각적 요소가 많다. 배우의 미세한 호흡을 전하기 위해 마이크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손석구의 '가짜 연기' 발언은 여기서부터 비롯됐다. 속삭이는 연기를 해야 하는데, 연극 무대에서는 속삭일 수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무대 위 손석구는 마이크를 통해 속삭이며 연기했다. 덕분에 대사 전달에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다만, 연극 연기답지는 않았다. 평소 매체를 통해 보여줘 왔던, 익숙한 손석구식 연기를 펼쳤다.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는 최희서, 이도엽이 마이크를 사용하면서도 연극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것과는 달랐다.

물론 손석구의 '진짜 연기'를 관람할지는 관객의 선택이다. 그리고 '나무 위의 군대'는 연이어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77000원의 티켓이 중고 시장에서는 95000원 가량에 팔릴 정도다. 일본에서 온 중년의 여성 관객과 20대 여성 관객이 함께 관람할 정도로 다양한 연령대를 극장으로 모였다. 이같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단연 스타 손석구의 출연 덕분이다.

작품은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지만, 손석구의 '가짜 연기' 발언 논란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손석구 가짜 연기'가 포털사이트 연관 검색어로 등장할 정도다.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바쁜 일정 중에도 연극 무대를 선택한 손석구의 결단까지 빛이 바랐다.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손석구는 오는 28일 넷플릭스 시리즈 'D.P.'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시즌 1에 비해 등장하는 분량이 배로 늘었다. 리얼함을 살린 '진짜 연기'를 보여줄 전망이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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