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때마다 반복되는 '인재'...침수·산사태 재발방지 어떻게?

YTN 2023. 7. 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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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문현철 호남대 교수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특보]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번에도 '인재'라는 논란이 일면서 경찰은 전담팀까지 구성해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는데요. 전문가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문현철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이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부회장님,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속보를 처음 들으셨을 때 전문가로서 어떤 생각부터 드셨습니까?

[문현철]

아마도 우리 지역재난관리시스템,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이 또 잘 작동되지 않고 있구나. 20년째 법이 정하고 있는 재난관리시스템이 또 작동되지 않고 있구나. 또 재난현장인 기초지자체의 재난관리시스템이 잘 작동되지 않고 있구나, 이걸 감지했습니다.

[앵커]

잘 작동되지 않고 있구나. 이제부터 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유족도 울분을 토하고 또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을 재난전문가께서도 한 번 더 강조하셨는데. 일단 오늘 상황은 차량 인앙은 좀 마무리 단계에 있고 수색작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문현철]

전체적으로 이번 폭우 재난에서 현재까지 산사태를 포함해서 39명이 돌아가셨고 오송 지하차도에서 13명이 돌아가셨고요. 9명이 실종이고 34명이 부상을 당하셨지 않습니까? 국가적 큰 재난입니다. 자연재해지만 이러한 참사를 대비해서 우리는 오래 전부터 치밀한 생각을 법에 탑재하여 규정하고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법이 정하고 있는 시스템을 과연 잘 작동하고 있었는지 이것에 대해서 매우 촘촘하게 꼼꼼하게 따져봐야 될 때입니다.

[앵커]

지금 현장이 펄처럼 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수색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오전에 다녀오셨기 때문에 현장에서 추가 실종자가 나올 가능성, 그리고 현장에서 수색작업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보신 게 있습니까?

[문현철]

수색작업이 매우 난항을 겪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맑은 물이 6만 톤이 그렇게 몰려들었으면 펌핑작법으로 금방 6~7시간이면 빼내는데. 매우 토사가 많이 함유된 흙탕물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흙탕물이 미호강으로부터 침수가 되어서 고여 있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흙탕물에 함유되어 있는 이른바 펄들, 흙들이 가라앉게 됩니다.

그 두께가 1m가 넘는 걸로 알고 있고요. 조금 제가 오늘 저는 일부러 가까이 가지는 않고 멀리서만 바라봤습니다마는 펌핑을 해내는 걸 보니까 오히려 작업이 신속하게 되려면 맑은 물을 더 투입해서 그 뻘들을 씻어내야 수색작업들이 더 원활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볼 정도로 안에는 황토 뻘들이 흙층들이 많이 침잠되어 있다, 이렇게 평가가 됩니다. 그낭 이렇게 걸어서 가는 정도가 아니라 차량들이 갇힐 정도로. [앵커] 발목이 잠긴다고 하더라고요.

[문현철]

그렇습니다. 매우 많은 토사가 쌓여 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앵커]

아까 전에 송재인 기자와 함께 봤던 침수 직전의 블랙박스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을까요. 제보자께서 지인이 촬영한 영상이라고 전해 왔던 아까 송재인 기자가 소개했던 바로 이 영상인데. 부회장님, 이 영상 보셨습니까? 어떤 생각이 드섰습니까? 일단 제방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문현철]

제방에서 차량의 진입로나 차량의 진출로 양쪽으로 지금 물이 휩쓸려서 들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저 장면은 분명히 옆에 미호강이 범람하면. 그리고 범람한다는 사실을 이미 4시간 전에 워닝을 줬었고 금강홍수통제소로부터 지자체에 워닝을 줬었고 그리고 4시간이 지난 뒤에 저렇게 많은 물들이 갑작스럽게 몰려든다면이것은 매우 큰 참사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요. 저건 매우 지금 위험한 상황인데도 지금 뭘 모르고 진입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물론 그 상황을 막아야겠지만 만약에 발생했다면 대처법은 어떻게 보십니까?

[문현철]

차량을 무조건 통제했어야 합니다. 이때 차량을 통제하도록 하는 건 법이 정한 법정 의무입니다. 무슨 법이냐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제40조~47조에는 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이미 재난이 발생했을 때는 지방자치단체 장은 경찰, 소방과 함께 응급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세 가지입니다. 통행금지, 통행제한, 대피명령 이 세 가지를 합쳐서 응급조치라고 하는데요. 이건 법이 정하고 있는 법정 조치사항입니다.

[앵커]

그런데 아까전에 저희가 어떤 점을 짚었냐면 담당 지자체들이 책임떠넘기기를 했다는 점을 지적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교통통제까지 나설 상황이 아니었다. 방금 전 부회장님께서는 법이 정한 시스템이 있었는데 그게 작동하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갑작스레 제방이 무너진 게 변수였다는 게 도청의 설명이었는데 어떻게 들으십니까?

[문현철]

이 부분도 조금 동의하기 어려운 게 이미 금강홍수통제소로부터 4시간 전에 통보를 받았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말이 맞는지 안 맞는지는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 부분의 CCTV라든지 가까운 읍면동사무소를 통해서 확인하게 한달지 여러 확인 시스템들이 있죠. 그러면 확인 결과를 가지고 보고를 하면 시군구, 시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논의를 해야 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 거냐. 그러면 당연히 튀어나오는 긴급한 대안들이 교통통제, 주민대피, 우회로 설정 이런 것들은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것들이죠. 어디서요?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요. 그래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상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되도록 법이 정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충분히 조율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누구의 업무이다, 이런 것들은 이미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의 구성이 내부의 13개 실무부서 플러스 경찰, 소방, 군, 한전, KT가 다 참여하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충분히 조율이 됩니다.

[앵커]

부실한 제방이 무너졌고 비는 많이 왔고 통제는 안 됐고. 6만 톤 넘는 물이 밀려들어왔는데 그 지하차도 안에 구조적인 문제는 없었을까요?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든가 아니면 에어포켓이 있다든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좀 안타까운 부분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문현철]

좋은 지적인데요. 내부 시설 장비의 문제는 두 가지를 얘기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말씀하신 대로 저도 여러 차례 그곳을 통과해 봤는데요. 길이가 436m면 매우 긴 지하차도입니다. 길이가 50m 정도 돼도 짧지 않은 곳인데 436m면 엄청나게 길고요. 한참을 가야 되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교통사고가 났을 때나 또는 차를 긴급히 회차를 해야 된다거나 이런 것을 대비해서 뭔가 조금 넓은 공간들을 군데군데 만들어놨어야 된다.

두 번째는 과연 갑작스럽게 물이 밀려들었을 때 436m 정도 된다는 것은 매우 많은 물들이 밀려들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대용량 고성능 펌핑시설들이 잘 작동되고 있어야 한다. 물이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대용량 고성능 펌핑시설이 과연 잘 작동되고 있었는지는 틈틈이 점검했어야 됩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것처럼 저렇게 물이 급격히 수위가 올라가는 걸 보면 펌핑시설들이 작동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주민들이 반복해서 말씀하시는 부분들이 제방 관리 부실을 이번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교통통제 이전 단계가 되겠죠. 미호강 인근에 임시제방을 지목했고 저희 YTN 뉴스앤이슈에서 인터뷰했던 주민분께서는 어떤 얘기를 하셨냐면 제방에 물이 얼마나 찼는지 그전날 가보셨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주민들이 걱정돼서 가보셨다는 말이 울림이 있었는데 어떻습니까? 그 시점에서 예상해 본다면 어떤 점들을 사전에 막았어야 됐을까요?

[문현철]

좋으신 지적인데요. 4시간 전에 금강홍수통제소로부터 미호강이 범람할 수 있다는 위험에 대한 그 얘기보다도 더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말씀하신 대로 하루 전날 주민들이 가서 여러 차례 미호강이 범람할 수 있다. 원래 있던 제방보다 1m 정도 낮아졌다. 그리고 모래주머니도 아니고 흙들을 모아서 임시방편으로 모양만 둑 모양으로 만들어놓은 거다라고 얘기한다면 바로 긴급조치로서 조치를 했었어아죠.

[앵커]

그때 이미 자전거 타고 가셨는데 자전거 도로가 잠겨있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문현철]

그때부터 범람의 조짐이 보였다는 얘기죠. 그러면 이때부터 긴급조치가 지자체가 해야 할 응급조치가 들어갔어야 맞습니다.

[앵커]

경찰은 전담팀 구성해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겠다, 이렇게 밝히기도 했는데. 어떤 부분이 조금 더 중점적으로 들여다봐야 된다고 보십니까?

[문현철]

이 대목에서 우리가 많은 재난을 겪으면서 짚고 넘어갈 부분은 바로 형사처벌로 가는 그런 범죄, 수사적인 방법보다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서 재난관리시스템을 규정하고 있는 재난 관련 법에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하천법, 도로법 등등이 규정하고 있는 조치사항들이 이루어졌느냐. 왜 안 이루어졌느냐에 대해서 조목조목 따진 뒤에 그리고 난 다음 단계가 수사 단계로 가는 것이, 처벌 단계로 가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바로 처벌 단계로 가버리면 처벌하고 끝나버릴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감사원 감사를 통해서 하나하나 직무를 조사해가야 왜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는지, 그러한 것들이 규명되어야 다음에 이런 비슷한 일이 있을 때 시스템이 작동되게 하는 교훈이 된다.

[앵커]

처벌에 대한 점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진상규멍을 위해서는 감사원 감사가 우선되어야 된다는 게 부회장님의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한 갈래 아이디어이신 것 같고요.

[문현철]

법적 업무가 왜 작동되지 않았는지 그것을 극명하게 규명하는 것이 반드시 선제적인 요건이다.

[앵커]

국무조정실도 감찰에 나서겠다고 밝혀서 원인 규명은 향후 검찰 수사나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사고 이후 행정력의 부실, 시스템 부재에 대한 지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다음 드릴 질문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대처요령도 중요하겠죠. 어떻습니까? 아까 화면에서 제가 드린 질문은 저런 상황을 만났을 때 운전자 입장, 보행자의 입장에서 어떤 대처를 해야 하는가였거든요. 그에 앞서 교통통제나 행정력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과는 별개로 질문드리면 어떻습니까?

[문현철]

저는 또 이렇게 질문드리고 싶어요. 지하차도 같은 것들이 어디에 많이 설치될까요? 교통량이 많은 곳에 설치가 될까요? 교통량이 적은 곳에 설치될까요? 교통량이 많은 곳에 설치되죠. 이 말은 도시나 도시근교에 설치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고이 말은 많은 운전자들이 지하차도를 통과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번 참사를 통해서 교훈삼아야 되는 것은 지하차도를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지 말고 비가 올 때는 지하차도에 진입할 때 혹시라도 기계적인 미스에 의해서 배수펌핑이 고장났다면 이곳이 침수될 수 있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걸 생각하면서 지하차도를 이용하자는 겁니다. 지하차도에 만약에 물이 차오른다면 만약에 회차할 수 있는, 차를 돌려서 역주행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과감하게 차를 버리고 들어왔던 반대 방향으로 신속히 빠저나가야 된다.

[앵커]

그런데 화면에서도 보셨습니다마는 이번 사고 같은 경우 지하차도에서 난 사고이고 차량 밖의 수위도 상당히 높기 때문에 두려웠을 것 같거든요, 문을 열고 나가기가. 그래도 나가는 게...

[문현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나가야 됩니다. 그 안에 가만히 있거나 차량 안에서 머뭇머뭇하면 바로 죽음을 향해서 가는 겁니다. 과감하게 아무 생각하지 말고 문을 얼 수만 있다면 밖으로 나와서 무조건 바깥으로 나와야 된다. 차량 진입했던 반대 방향으로.

[앵커]

댐 방류량도 곳곳에서 늘리고 있기 때문에 하천변에 계신 분들의 불안감이 클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비 소식이 있기 때문에요. 혹시 하천변에 있는 분들 대비해야 될 것들, 대처해야 할 것들 어떤 게 있을까요?

[문현철]

저 역시 어린 시절에 하천변에서 성장을 했습니다. 영산강변에서 성장을 했는데요. 우리나라는 묘한 문화가 뭐가 있냐면 홍수가 나면 물구경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특히 연세가 많으신 분들. 절대 그러면 안 됩니다. 하천변에 사시는 분들 물 구경하려고 바깥에 나가시다가 많이 휩쓸려 돌아가십니다. 절대 그러면 안 되고요. 두 번째는 내가 이 마을에 60, 70년 살았는데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다, 이런 생각을 맹신하시면 안 됩니다. 기후위기의 시대이기 때문에 한 번도 그런 일은 겪은 적이 없지만 언제든지 산사태나 강의 범람에 의해서 우리 집이 훼손될 수 있다, 이 생각을 하셔야 되고요. 세 번째는 강 부근에 사시는 분뿐만 아니라 농경지 부근에 사시는 분들이 비가 오면 반드시 어르신들이 물꼬를 틀려고 바깥으로 나갑니다. 절대 그러시면안 된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농경지가 물에 잠겨 있으면 어디가 도로인지 어디가 수로인지를 모릅니다. 그러다가 빠지게 되면 반드시 큰 참사가 벌어진다라고 하는 점입니다.

[앵커]

이번 사고의 피해 규모가 큰 만큼 경각심을 알리다 보니 부회장님의 표현도 수위가 높았습니다마는 그렇게 이해를 하고. 끝으로 지금 보면 비가 충청 이남으로 모레까지 300mm가 예보돼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라도 지하차도 또 산사태까지 포함해서 어떤 대비가 필요할까요, 행정당국에서?

[문현철]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200mm, 300mm 비가 더 온다고 하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서 정하는 응급조치 사항, 긴급대피, 통행제한, 통행금지 이런 조치들을 해당 기초지자체에서는 그 지역 사정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그 지역 사정에 맞게 신속하게 내려서 대피소를 운영하고 통행금지를 해야 한다는 것이고요. 우리나라는 국토의 70%, 정확히 말하면 64%가 산지입니다. 이 말은 도시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우가 산지에 인접한 마을들입니다. 그러면 산사태가 날 수 있다는 것이고. 이 산사태는 폭우, 많은 강수량에 의해서 대부분 산사태가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정도의 강수량이라면 산사태가 매우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비가 그쳤어도 산사태는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산자락에 사시는 분들은 일단은 대피시설로 며칠씩 대피해 있는 것이 지혜로운 것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기록적인 강수량, 극한호우에 걸맞은 극한대비도 필요하다는 말씀까지 듣겠습니다. 문현철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부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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