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각도 따라 달라보이는 색면추상
이순동 명인 조각보 전시도
매끈한 표면. 파랑 주황 등 원색의 컬러 시트지를 오려 붙였나 싶은데 아크릴 물감이란다. 얼마나 정교하고 치밀하게 붓질을 해야 이런 표면이 나올까 싶다. 서양화가 이계원의 추상회화 'Allotropism(동질이형)-The Heritage'(2019)다.
2001년부터 기하학적 색면 추상 '동질이형(同質異形·겉모습은 다를지라도 그 근본은 같다' 연작을 집중 탐구해온 이계원 인천대 조형예술학부 교수(60)의 개인전 '일상의 이해'가 서울 관훈동 통인화랑 5층에서 8월 6일까지 열리고 있다.
2022년 작품은 깨끗하고 선명한 파란색 바탕에 똑같은 색깔의 나무 토막들이 리듬감 있게 붙어 있다. 잘린 캔버스가 화면 밖으로 나온 것 같다. 조명에 따라 혹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일종의 부조 같은 회화다. 화면보다 어두운 색의 선들이 그림자처럼 표현되니 입체감이 극대화된다. 이 표면도 워낙 매끈하고 깔끔해서 인쇄했거나 에어브러시를 사용한 것 같지만 모두 아크릴 붓질로 치밀하게 완성됐다. 작가는 1960년대 국내 기하학적 추상을 선도했던 고(故) 하동철 서울대 교수(1942~2006) 제자로,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가서 추상을 통해 회화의 본질을 모색해왔다. 그는 뉴욕 다인종의 다원화된 문화 속에서 외모나 외관, 즉 표면으로부터 얻어지는 정보로 판단되고 규정되는 상황을 경험하면서 평생 연작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색채와 형태, 구성 등 기본적인 틀 안에서 모든 가능한 방법을 시험해 보면서 작업이 완성된다.
같은 기간 통인화랑 지하 전시장에서는 전시 '한국의 아름다운 조각보'가 열리고 있다. 주로 100년 넘은 오래된 천 조각을 솜씨 좋은 이순동 명인(충남무형문화재 44호 서천 침선장 보유자)이 수십 년 전에 완성한 작품이다.
이계선 통인화랑 대표는 "버려질 운명이었던 것들이 능숙한 솜씨와 탁월한 미적 감각으로 하나의 작품으로 통합돼 우주적 조화, 조화 속의 일치, 존재의 균형을 만들어낸 시각 예술"이라며 "한국 문화의 독창성과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25년간 수집해온 조각보를 2007년 통인 뉴욕 전시 이후 오랜만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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