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도 울고 간다’…1년 만에 20배 폭등한 이 종목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7. 1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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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양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출처 : 구글 파이낸스]
‘무늬만 이차전지주’라는 비판 속에 올해 초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던 금양이 다시 질주하기 시작했다. 실적은 3개 분기 연속 적자지만 시가총액 규모는 롯데케미칼, 삼성엔지니어링 등의 대기업 수준으로 불어났다.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가 올해 들어 주가가 800% 넘게 오르며 고평가 논란이 벌어지듯 코스피 시장에서는 금양에 대해서도 주가 상승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금양은 전일대비 1만1200원(11.08%) 오른 1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1만52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달 들어 금양은 5만3100원에서 104.33%나 상승하는 등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에서 거래 중인 930여개 종목 가운데 이달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이 금양이다. 이번달 11거래일 중 단 하루를 제외한 10거래일 동안 상승했을 정도로 쉼 없는 주가 상승을 나타내고 있다.

금양은 연초 대비 371.13%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 17일 4945원에 비하면 20배 이상 급등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의 주가 상승률 1164%의 2배에 육박한다.

금양은 연초에도 주가 급등으로는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금양 주가는 연초 2만4000원선에서 지난 4월 10일 장중 9만2500원까지 4배 넘게 치솟았다. 이후 5월 말에는 주가가 4만6100원까지 내려가 반토막이 나면서 수많은 투자자를 울렸다. 이후 한달여간 5만원선에서 횡보하던 주가가 이달 들어 급등해 다시 2배가 뛴 것이다.

금양의 주가 상승이 증권가의 기대와 함께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는 것은 이 회사가 이차전지 관련 종목으로 분류되기는 하나 관련 사업이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양은 발포제 사업을 하는 종합화학회사였으나 이차전지 소재, 원통형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등 지난 2019년부터 이차전지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차전지 관련 매출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1년 만에 주가가 20배 뛴 것이다.

실적도 그저 그런 수준이다. 금양은 1분기에 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가 났다.

1분기 매출액은 375억원이었다. 금양의 시가총액 순위는 코스피 54위다. 55위 롯데케미칼의 1분기 매출액은 4조9323억원, 56위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1430억원, 57위 삼성엔지니어링은 2조5334억원으로 금양과 큰 차이가 있다.

증권가의 레포트도 끊겼다. 금양 주가가 1만7000원선이던 지난해 9월 한 증권사에서 마지막 기업 분석 보고서가 나온 이후 1년 가까이 레포트가 한 건도 나오지 않고 있다. 기업 분석 보고서가 없으니 실적 추정치도 없고 증권가의 이익 전망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주가가 급등하자 금양은 보유 중이던 자사주를 대거 처분하고 있다. 지난 5월 주당 5만2500원에 100만주를 매각한 데 이어, 두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 13일 주당 8만9700원에 100만주를 매도한다고 공시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몽골 광산 인수 관련 이익추정은 매도 기업에서 추산한 점과, 주요 광물은 리튬보다는 텅스텐이며, 정부 승인은 필요한 사항인 점에서 과도한 주가상승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라며 “수급을 보면 과도한 개인 매수와 매도가 출회되고, 외국인 순매수가 이 높은 호가를 체결해주는 패턴이 자주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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