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책임론 시사 "관리 안돼 사태 키워..공무원들 앉아만 있지말라"

유럽 순방 마친 뒤 바로 호우 대처 회의
尹대통령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조치 총동원"
경북 산사태,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에 책임론 시사
"위험지역으로 제대로 관리 안 됐다"
국무조정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원인규명 감찰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경북 예천군 산사태 현장을 둘러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6박8일의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귀국 후 집중호우 대처 회의를 갖고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산사태에 따른 인명피해와 관련 "산사태 취약 지역 등 위험 지역으로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며 인재(人災) 가능성을 지적했고, 공무원들을 향해 "사무실에 앉아만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상황을 둘러보고 미리미리 대처해 달라"며 말해 이번 집중호우 피해에 대한 책임론을 시사했다.

실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을 방문해 "전체 시스템에 문제는 없었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책임에 대한 대통령의 문책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고, 국무조정실은 오송 지하차도 사고의 원인 규명을 위한 감찰에 착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재민들에 대한 신속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로써 피해가 큰 지역들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이른 시일 내 이뤄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산사태 취약 지역 등 위험 지역으로 관리가 되지 않은 것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언급, "현장에서 재난 대응의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일어난 경북 예천의 사례를 거론한 것으로 윤 대통령은 이날 경북 예천시 감천면 산사태 피해현장을 찾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인명피해를 막고,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안전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집중호우가 올 때 사무실에 앉아만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상황을 둘러보고 미리미리 대처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집중호우가 계속 될 것임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앞으로 이런 기상이변은 늘상 있는 것으로 알고 대처해야지, '이상현상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인식은 완전히 뜯어고쳐야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윤 대통령의 발언들은 안전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주문하면서도 사태를 막지 못한 관계자들을 향한 일종의 경고로도 해석된다.

이에 따라 중대본 회의 이후 국무조정실은 먼저 오송 지하차도 사망사고의 원인 규명부터 나서기로 했다.

사고 발생 1~2시간 전부터 오송읍 주민 긴급대피와 해당 지하차도 긴급 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있었다는 점에서 교통 통제 미시행 등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소방의 안전 조치 내역을 조사할 예정이다.

원희룡 장관은 이날 새벽 오송 지하차도 사고 현장을 찾아 "사고에 대해 정부의 여러 감찰 계통에서 깊이 있게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책임 하나하나가 가벼운 게 아닌 만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