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늘어나는 침수차 피해… '자차' 특약으로 보상받는다

폭우 내린 주말 478대 침수 등 피해
자차 담보 특약 가입 시 보상받아 
대체 차량 구입 시 취득세도 면제

16일 오전 경남 함안군 가야읍 검안리에서 교량 아래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가 견인되고 있다. 이 차량 운전자는 물이 불어나자 차량 지붕 위로 피했다가 구조됐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전국적인 폭우로 차량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하고 피해를 입은 차주에게는 보상 방안을 안내하고 있다.

1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KB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 등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전체 손해보험사에 지난달 27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침수 피해 등으로 접수된 차량은 995대다. 이로 인한 추정 손해액은 88억9,900만 원이다. 이 중 48%(478대)가 집중호우가 쏟아졌던 지난 주말에 접수됐다.

특히 폭우가 쏟아진 남부지방에서 피해가 컸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충북(오송읍 제외)에서 120대, 충남에서 154대가 침수 등의 피해를 입었다. 15일 지하차도 침수 참사가 발생한 오송읍에선 21대가 접수됐다. 이 밖에 △경기 172대 △광주 110대 △경북 93대 △전남 79대 등 각지에서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18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70㎜ 이상의 폭우가 예상돼 침수 피해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충청과 남부지방, 제주는 19일 오후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주의가 요구된다.

손해보험업계는 지방자치단체와 비상연락체계를 운영 중이다. 지자체가 한강 둔치 등 침수 우려 지역에 주차된 차량의 번호를 공유하고, 각 보험사가 가입 여부를 조회해 차주에게 긴급 대피를 안내하거나 견인 조치하는 시스템이다. 보험사 자체 비상 대응팀도 가동하고 있다.

차량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 소유자는 자동차보험에 '자기차량손해'(자차) 담보가 포함됐는지 확인하고, 포함됐다면 침수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차문이나 선루프 등을 개방해 빗물이 들어간 피해일 경우 보상받을 수 없다. 차량 피해가 아닌 자동차 안에 놓아둔 물품에 대한 손실도 보상받지 못한다. 수해로 차가 완전히 파손돼 다른 차량을 구매할 경우, 보험사에 '자동차 전부손해 증명서'를 발급받으면 취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물속에서 차가 멈췄거나 주차돼 있을 땐 시동을 걸거나 다른 기기 등을 만지지 말고 곧장 견인해야 한다"며 "만일 엔진 내부로 물이 들어간 차에 시동을 걸면, 엔진 주변기기까지 물이 들어가고 엔진에 마찰이 일어 큰 손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