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서 기다리다 출근길에… ‘접근금지’에도 헤어진 연인 살해한 30대

인천에서 헤어진 연인을 찾아가 잔혹하게 흉기로 살해한 30대 스토킹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숨진 여성에 대해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인천 논현경찰서에 따르면 살인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을 검거했다. 그는 이날 오전 5시54분쯤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과거 사귀었던 3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성은 미리 흉기를 준비한 뒤 여성의 집에 찾아가 주변에서 기다렸고, 마침 출근하는 피해자를 발견하고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여성의 60대 어머니도 흉기에 찔려 양손을 다쳤다. 신고자는 현장에서 사건이 벌어지자 어린 손녀가 있는 집 안으로 몸을 피한 뒤 112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사망한 여성은 지난 2월 19일 경기 하남시에서 데이트폭력으로 해당 남성을 경찰에 신고하고, 지난달 2일에는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차 고소했다. 남성은 이번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지난달 9일 다시 여성의 자택 주변을 배회하다가 현행범 체포, 조사를 받고서 4시간 만에 석방됐다.

이후 지난달 10일 인천지법으로부터 “(여성으로부터) 100m 이내에는 접근하지 말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하라”는 내용의 2·3호 잠정조치(접근금지·통신제한) 명령을 받았으나 이를 또 어겼다.

그는 범행을 저지른 뒤 자해를 시도해 가슴 등을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 받았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경찰은 형법상 살인죄(하한선 5년 이상 징역형)보다 형량이 무거운 최소 징역 10년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