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코타이'의 맛있고 세련된 공간 4
마카오는 마카오 반도, 코타이, 타이파, 콜로안 4개 지역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에서 가장 세련되면서도 마카오 같지 않은 곳이 코타이다. 런더너 마카오 (The Londoner Macao), 세인트 레지스 마카오 (The St. Regis Macao), 포시즌즈 호텔 마카오 (Four Seasons Hotel Macao), 베네시안 마카오 (The Venetian Macao), 파리지앵 마카오 (The Parisian Macao) 등 화려한 호텔이 몰려 있는 코타이 스트립(Cotai Strip)은 유럽을 닮았다. 마카오 반도와 콜로안의 로컬 느낌과는 대비되는 매력이다.
맛집도 마찬가지다. 코타이를 제외한 세 지역에는 매케니즈, 포르투기스 등 마카오 지역색이 강한 음식을 선보이는 맛집이 많다. 코타이는 조금 다르다. 호텔과 쇼핑몰 곳곳에 전 세계 여행객의 입맛을 두루두루 충족할 식당이 상당하다. 본토 부럽지 않은 수준의 중식, 일식, 아시안, 양식을 선보이는 맛집이 많다. 코타이와 어울리는 공간과 확실한 맛을 선사하는 식당들을 소개한다.
●중국 북부가 펼쳐지는 무대
NORTH PALACE
마카오 여행을 한 김에 중국 본토 요리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런더너 마카오에는 중국 북부 요리를 선보이는 노스 팰리스(North Palace)가 있기 때문이다. 식당에 들어서면 대형 그릴이 눈에 띄는데, 식당의 시그니처인 양고기구이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메뉴가 워낙 많아서 고르기가 쉽지 않은데, 간단한 식사라면 면 요리를 주문하는 것도 괜찮다. 도삭면 등 면을 직접 뽑는 모습이 보이니 말이다. 요리로는 베이징덕, 양고기구이, 간장 소스를 곁들인 가지 튀김, 달콤새콤한 소스를 곁들인 베이징식 새우튀김 등이 있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다.
전채와 수프도 꽤 훌륭하다. 우리나라 청포묵과 비슷한 식감의 묵에 겨자 소스를 곁들인 요리(Marinated Mung Bean Noodles)와 해삼과 부레, 전복 등이 들어간 수프는 일품이다. 식사 중간중간에 펼쳐지는 중국 감성의 공연도 시선을 뺏는다.
●감각적인 호텔을 닮은 라운지
Morpheus Lounge
호텔, 다이닝,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이뤄진 복합시설 COD(City of Dreams)에는 특별한 호텔 모르페우스(Morpheus)가 있다.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를 디자인한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의 또 다른 작품이다.
유럽풍 건축물이 많은 코타이 스트립에서 유독 눈에 띄는 미래적 형상의 건물이다. 호텔 로비에 자리한 모르페우스 라운지도 호텔의 콘셉트를 유지한 공간이다. 스페큘러스 치즈케이크, 헤이즐넛 크림 퍼프, 밤&블랙커런트 타르트, 비너스 케이크 등과 다양한 음료를 곁들이면서 달콤한 휴식을 보낼 수도 있고, 샐러드와 수프, 파이, 샌드위치로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많은 메뉴 중 싱싱한 채소를 곁들인 홍합 파이도 추천한다. 화이트와인, 마늘, 양파, 생선 육수, 버터 등을 활용해 만든 홍합 크림을 넣은 파이다. 포인트로 올려준 관자 구이도 쫀득한 식감을 더한다. 추가로 모르페우스 호텔과 COD에는 미쉐린 2~3스타 레스토랑도 있어 제대로 된 다이닝 경험도 가능하다.
●라면만 먹기엔 아까운 공간
OHTE RAMEN
포시즌즈 호텔 마카오에는 일본 라멘 전문 오테 라멘(OHTE RAMEN)이 있다. 럭셔리 호텔에 있는 라멘 가게라 일단 흥미롭게 다가온다. 일본에서 700~800엔(한화 약 8,000원)이면 즐길 수 있는 음식을 5성급 호텔은 어떻게 해석했을지 말이다.
일단 공간이 매력적이다. 영화 <존 윅> 시리즈에 나올 법한 동서양의 조화가 절묘하다. 레스토랑처럼 세련되면서도 라멘 집의 활기찬 분위기를 유지했다. 시그니처인 탄탄멘부터 돈코츠, 쇼유, 시오, 오테 시푸드까지 5가지 종류의 라멘과 가고시마 와규를 활용한 비프산도, 비프가츠 커리, 교자, 치킨 가라아게 등이 있다.
라멘의 면은 조금 특이한데, 중면보다 굵고 식감도 메밀처럼 거칠다. 마카오에서 즐기는 색다른 일본 라멘인 셈이다. 아쉬운 건 메뉴가 라멘과 사이드에 국한돼 있다는 점. 식당 자체가 매력적이라 회와 일품 안주 등을 술과 곁들이면서 좀 더 시간을 오래 보내고 싶은 여행자의 욕심 때문이다.
●고풍스러운 티타임
Churchill's Table
마카오의 7~8월은 덥고 습하다. 해가 쨍쨍한 오후에는 밖에서 잠깐 서 있기도 부담스럽다. 점심 직후에는 실내에서 여유롭게 티타임을 즐기는 것도 괜찮다. 멋진 공간을 곁들이면 이마저 여행이 되니 말이다. 런더너 마카오 정중앙, 크리스털 팰리스(Crystal Palace) 로비에 있는 처칠스 테이블(Churchill's Table)이 적당하다. 이곳은 조식 뷔페부터 런치, 디너, 애프터눈티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데, 커피 바(Coffee Bar)에서 즐기는 티타임도 꽤 좋다.
영국의 고풍스러운 카페에 들어온 것처럼 차분한 분위기, 짙은 초록색으로 포인트를 준 우드톤의 인테리어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커피는 테이블 앞에서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핸드 드립을 추천한다. 4~5개의 원두와 3개의 추출 방식(푸어 오버·프렌치 프레스·케멕스)을 조합해서 주문할 수 있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바로 옆 처칠스 테이블 부티크(베이커리+파티세리)의 케이크를 주문해 함께 즐기면 즐거운 오후를 보낼 수 있다. 참고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콘셉트의 애프터눈 티 'Mad Hatter Afternoon Tea(목~일요일 15:00~18:00)'도 인기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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