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진 역사 극복한 한국·폴란드…이젠 방산·에너지 '운명의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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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8월 15일이 중요하듯 폴란드인에게도 이날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날이다.
한국이 굴곡진 역사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육성해온 방위산업이 오늘날 폴란드의 수요와 만나 대규모 프로젝트로 탄생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았을 때도 폴란드가 선택한 것은 한국이었다.
폴란드 에너지정책 2040 등 각종 친환경에너지는 물론 소형모듈원전(SMR), 그린수소 등 미래 에너지 역시 한국과 폴란드는 운명의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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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전쟁·민주화 경험 공유
비즈니스 현장서 신뢰로 이어져
AI·반도체 등 협력 확대 기대
한국인에게 8월 15일이 중요하듯 폴란드인에게도 이날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날이다. 폴란드는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독립을 되찾았지만 얼마 못 가 전쟁에 휩싸이게 된다. 특히 1920년은 수도 바르샤바가 함락 위기에 처할 정도로 풍전등화의 상황이었다. 123년 만에 되찾은 독립이 단 2년 만에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 폴란드인들은 단결했다. 역사는 이를 ‘비스와 강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이 승리가 있었던 8월 15일이 오늘날 폴란드 국군의 날이 됐다.
폴란드 역사를 보다 보면 많은 키워드가 우리와 겹친다. 전쟁, 영광, 수난, 기적, 그리고 8월 15일. 퀴리 부인은 새로 발견한 원소의 이름을 조국 폴란드를 기리기 위해 ‘폴로늄’으로 지었다. 개인의 업적을 국가 영광에 투영하는 감정이 마치 우리의 그것과 비슷하다. 한국과 폴란드의 유사성은 현대에 와서도 이어진다. 양국 모두 1980년대 민주화를 이뤄냈고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했다.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신토불이를 중시하는 점도 비슷하다. 굴곡진 역사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민족성을 잘 보존해낸 것도 공통된 특징이다.
한국과 폴란드가 공유하는 서사와 기질은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특히 그것이 자국의 안보, 미래와 연결돼 있을 때 특유의 끈끈함이 더해진다. 두 나라 모두 그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마치 서로를 ‘운명의 파트너’로 여기는 것처럼 양국 사이에는 비즈니스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작년 말 체결된 양국 간 대규모 방산 계약이 바로 그 예다. 한국이 굴곡진 역사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육성해온 방위산업이 오늘날 폴란드의 수요와 만나 대규모 프로젝트로 탄생했다. 우리의 생존을 위해 키워낸 안보 역량이 폴란드 안전까지 책임지게 됐다는 사실은 양국 관계가 비즈니스 너머 진정한 신뢰에 기반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에너지는 또 어떤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았을 때도 폴란드가 선택한 것은 한국이었다. 폴란드 에너지정책 2040 등 각종 친환경에너지는 물론 소형모듈원전(SMR), 그린수소 등 미래 에너지 역시 한국과 폴란드는 운명의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기업들도 폴란드 경제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은 세계 최대 배터리 공장으로, 2022년 폴란드는 유럽연합(EU) 전체 배터리 생산의 44%를 책임졌다.
폴란드 정부도 한국 기업의 투자 유치에 매우 적극적이다. 폴란드는 전국을 경제특구로 지정해 산업과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정부가 맞춤형으로 부지 선정을 도와준다. 법인세 감면과 현금지원 등 폭넓은 투자 지원도 매력적이다.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진정한 파트너로서 폴란드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는 배경이다.
올해는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지 10주년 되는 해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과 폴란드는 경제는 물론 안보와 가치를 공유하는 영혼의 단짝이 됐다. 앞으로 다가올 10년은 더욱 바빠질 것이다. 배터리, 방산, 에너지 등 기존 협력 분야는 물론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 신기술 산업으로 협력 분야가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분업체제의 대전환 시기에 접어든 지금, 우리 경제에 필요한 것은 폴란드 다시 보기다. 한강의 기적이 비스와 강의 기적과 만나 글로벌 기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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