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조금만 더 힘들 냅시다"…땀과 진흙 범벅이 된 장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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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끝나간다. 조금만 더 힘들내자."
장병들은 토사가 더 밀리지 않도록 파란색 방수포를 야산 비탈면에 덧대고 황톳빛 진흙과 자갈을 담고 있었다.
이날 일시적으로 낮 기온이 오른 탓에 장병들의 상의는 땀 범벅이 되었고 이마에서도 비오듯 구슬땀이 쉼 없이 흘렀다.
작업중에 윙윙 거리며 돌아다니는 산모기떼는 장병들의 복구작업을 더욱 힘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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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거의 끝나간다. 조금만 더 힘들내자."
17일 오후 전북 군산시 개정동 동고등학교 기숙사 뒤편.
기숙사 건물과 야산 사이 폭이 2m도 채 안 되는 좁은 공간에 35사단 군산 대대 장병 30여명이 삽을 들고 연신 토사를 퍼 올렸다.
전날 빗물에 흘러내린 야산의 토사는 기숙사 건물 코앞까지 내려와 있었다.
장병들은 토사가 더 밀리지 않도록 파란색 방수포를 야산 비탈면에 덧대고 황톳빛 진흙과 자갈을 담고 있었다.
한 명이 모래주머니를 벌리면 다른 한 명이 토사를 퍼담는 식으로 작업은 이뤄졌다.
이날 일시적으로 낮 기온이 오른 탓에 장병들의 상의는 땀 범벅이 되었고 이마에서도 비오듯 구슬땀이 쉼 없이 흘렀다.
작업중에 윙윙 거리며 돌아다니는 산모기떼는 장병들의 복구작업을 더욱 힘들게 했다.
정오부터 시작된 작업에 지친 장병들은 종종 허리를 펴면서 삼두근을 틈틈이 주무르는가 하면 삽을 다른 손으로 바꿔 잡으며 체력을 안배했다.
하얀색 면장갑과 검은색 전투화, 전투복은 이미 온몸을 타고 흐르는 굵은 땀과 진한 황토로 뒤범벅이 된 지 오래다.
눈 앞을 가리는 땀을 손으로 닦을 때마다 장병들의 얼굴에는 진흙이 묻었다.
디지털 무늬 야전모에 붙은 계급장을 보니 일병부터 상사, 대위까지 다 함께 작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장병들은 토사를 담은 모래주머니를 다시 야산 비탈면에 쌓으면서 추가 유실에 대비했다.
중대장의 지시로 얼마간의 휴식을 얻은 병사들은 화장실에서 얼굴과 손에 묻은 흙을 씻어내고 바닥에 앉아 물로 목을 축였다.
35사단 군산대대 관계자는 "며칠 새 내린 장맛비로 전북 곳곳이 피해를 입었다"며 "학생들이 빨리 안전하게 학교에 올 수 있도록 복구를 신속하게 마무리 하겠다"고 말했다.
35사단은 이날 군산을 비롯해 부안, 고창, 김제, 완주, 무주, 남원 등 7개 시·군의 수해 현장에 262명의 병력을 지원했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내린 비로 도내 농경지 1만4천579㏊가 물에 잠겼다.
작물별로는 벼가 9천577㏊로 가장 많고 논콩 4천533㏊, 시설원예 412㏊ 등이다.
완주 5곳, 익산 4곳, 장수 2곳 등 모두 14곳에서 산사태가 났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밖에 공공시설 42건, 사유시설 142건의 피해 신고도 접수됐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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