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3구역, 부적합 설계안 갈등'...서울시 "재공모 불가피"

사진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예정 아파트 단지 모습. 2023.5.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재건축 대어' 압구정 3구역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안에 적합하지 않은 설계안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재건축 설비업체 선정부터 다시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신통기획 취지에 맞지않는 설계안으로 건축설계자 선정이 진행된 과정 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압구정3구역 설비업체로 선정된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희림건축)은 신통기획에 맞는 설계안으로 수정한다는 입장이지만 공모 과정 자체가 공정하지 않아 재선정 절차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3구역에 대해 희림건축이 제출한 설계안은 용적률과 공공임대, 건폐율에서 신통기획 취지에 부합하지 않은 상태다. 희림건축은 용적률 360%, 건폐율 73%로 공공임대는 없는 설계안을 제출한 바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신통기획에 부합하는 설계안 기준은 압구정3구역의 경우 용적률 300%, 건폐율은 50% 이하로 공공임대주택은 85㎡ 이하 650가구 정도가 포함돼야한다.

희림건축 관계자는 "건축법이나 주택법 등에 근거해 설계안을 마련했고, 설계지침에서 '조합원의 수익을 제고한다'는 취지에 맞도록 했다"며 "다만 현재 용적률을 300%로 조정하는 것을 논의중이며 다른 사항들 역시 조합과 의논해 신통기획 기준에 맞게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희림건축이 선정된 과정 자체가 신통기획에 맞지 않은 설계안을 통해 선정된 것으로 공모를 다시 진행해야 맞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 실장은 "압구정3구역 설계자 선정에 대해서는 일단 무효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설계자 선정 작업이 다시 한 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설계자 선정 과정 문제점을 저희가 파악해서 엄정하고 단호한 대처를 강력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설계자 선정이 다시 한 번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통기획에 맞지않는 설계안으로 공모에 참여한 것부터가 결격사유에 해당되며 이 같은 설계안은 조합원들에게 재산상 상당한 이익이 있는 것처럼 호도됐을 수 있어 공모가 다시 진행되는 게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재공모를 진행할 경우 희림건축은 법적인 판단에 따라 참여 가능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공모는 이미 설계안 자체가 실격대상"이라며 "일정은 해당사안에 대해 조합에서 결정을 하는 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0일 압구정2~5구역에 대한 신통기획을 확정했으며, 이후 압구정 3구역 설계 공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희림건축 등 특정 설계회사가 서울시가 제시한 용적률 등에 부합하지 않은 설계안을 제출해 해당 회사를 고발했다. 또 서울시는 희림건축이 지난 15일 공모에 선정된 데 대해서도 무효라고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