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interview]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제르소가 밝힌 에르난데스와의 궁합..."서로가 너무 잘 알아"

백현기 기자 2023. 7. 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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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백현기(인천)]


제르소와 에르난데스는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6일 오후 8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3라운드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인천은 7승 9무 7패(승점 30)로 9위, 대전은 7승 9무 7패(승점 30)로 7위에 위치했다.


인천은 상승세를 탄 채 대전을 맞았다. 직전 울산 현대와의 원정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둔 인천은 이날 대전을 상대로 이번 시즌 리그 첫 연승을 노렸다. 승리를 향한 의지답게 인천은 음포쿠와 제르소를 최전방에 투입해 공격적인 전형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인천의 전반은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전반은 대전의 주도로 진행됐다. 대전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고, 그 밑에 배준호를 받치는 전형이었다. 이진현, 구텍, 전병관의 3톱과 함께 배준호는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특히 배준호는 인천의 패스 중심축인 이명주를 집중 견제하며 인천의 빌드업을 방해했다.


계속 밀리던 인천이 전술적인 변화를 줬고, 서서히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조성환 감독은 전반 37분 김민석을 빼고 에르난데스를 투입됐다. 동시에 인천은 3-5-2로 전형을 바꾸며 최전방에 에르난데스와 제르소를 두고 그 밑에 음포쿠를 뒀다.


제르소의 움직임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제르소는 꾸준하게 대전의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또한 에르난데스와 음포쿠는 제르소를 향해 한번에 찔러주면서 간결한 공격 패턴을 노렸다.


득점 없이 후반을 맞은 양 팀은 후반에 더 거칠어졌다. 후반 14분 이명주가 발을 들고 이현식의 무릎을 가격했고, 주심은 경고를 선언했다. 퇴장 여부를 위해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지만, 퇴장은 선언되지 않고 원심이 그대로 유지됐다.


꾸준하게 밀어붙이던 인천이 결국 선제골을 만들었다. 주인공은 제르소였다. 후반 39분 왼쪽에서 에르난데스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받아 제르소가 마무리했다. 제르소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후반 47분 제르소는 에르난데스의 추가골을 도우며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경기는 2-0 인천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가 끝나고 제르소는 펑펑 울었다. 경기종료 후 진행된 방송사 인터뷰에서 제르소는 그동안의 설움이 북받친 듯 눈물을 쏟아냈다. 제르소는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고 있었고, 나에게 있어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가족이 돌아온 이후 첫 경기에서 득점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말하며 한을 풀었다.


6경기 만의 득점포였다. 이번 시즌 제주 유나이티드를 떠나 인천으로 이적한 제르소는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초반에 팀의 부진과 맞물려 좀처럼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이날 경기 직전까지 제르소는 2골 3도움에 그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대전전 1골 1도움을 추가하며 시즌 통산 3골 4도움을 기록했고, 완전히 경기력이 살아났음을 증명했다.


특히 제르소는 에르난데스와의 '찰떡 궁합'을 선보였다. 제르소는 지난 울산전 도움을 기록했고, 에르난데스는 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대전전에서 두 선수는 서로 득점과 도움을 나란히 기록하며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인천은 후반기 에르난데스와 제르소, 일명 '제르난데스' 조합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하 인천 유나이티드 제르소 일문일답]


경기 후 눈물을 보인 이유는


가족과 한 달 정도 떨어져 있었다. 그동안 힘든 시간이 많았는데 오늘 가족이 돌아와 경기장을 찾아왔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이렇게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어 정말 감사했다. 그 마음에 눈물이 나왔다.


가족들 앞에서 울면 안 되는 게 아닌가


가족들 앞에서 우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눈물이 많은 편은 아니다.


에르난데스와 많은 소통을 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대화를 하는지


운동장 안에서는 그렇게 많이 소통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굳이 말로써 전하지 않아도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에르난데스가 볼을 잡았을 때 제가 어떤 움직임을 할지 에르난데스가 너무 잘 알고 있고, 반대로 제가 볼을 잡았을 때 에르난데스가 어떻게 할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경기장에서는 에르난데스와 굳이 많은 말이 필요하지는 않다.


생각했던 것보다 그동안 골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는데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했다. 골을 많이 넣을 수도, 넣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무고사가 복귀한 효과가 있는지


무고사가 오기 전부터 팀 경기력은 계속 나아지고 있었다.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고사의 영입 효과에 대해서는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무고사가 지난 시즌 K리그에서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였는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무고사에게도 몸을 끌어올릴 시간을 주고 팀에 녹아들 시간을 줘야 한다.


인천 적응을 마친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대할 수 있을까


가장 우선적으로 팀을 돕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골이나 도움 등 숫자에 집착하다보면 그 부담에 사로잡혀서 편한 경기를 할 수 없고 오히려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할 수 있다. 오히려 지금은 팀을 돕는 데 일조하고 싶다.


현재 폼을 유지하면 좋겠지만, 시즌 중에는 오르락 내리락하기도 한다. 그 내리막에서 어떻게 다시 오르막으로 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무고사의 과거 조력자는 문선민, 아길라르가 있었다. 이제는 무고사와 호흡을 맞출 텐데


무고사와 좋은 콤비가 될 것 같다. 무고사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득점을 창출하는 선수고, 저는 공간을 활용한 플레이를 즐겨하기 때문에 좋은 콤비를 기대할 수 있다.


이제 3연승을 기대하고 있는데


이 분위기를 잘 유지해야 한다. 좋은 분위기와 기세가 형성된 만큼 이것을 유지할 수 있게끔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


사진=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백현기 기자 hkbaek1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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