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피해 예방? 도로 통제 판단 시간 줄여야…초 단위 경고 필수"

박건희 기자 2023. 7. 1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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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 오송 소재 지하차도가 인근 미호강의 범람으로 물에 잠기면서 17일 오전 기준 최소 13명이 숨진 참사가 발생했다.

그러면서 "지하차도의 시작과 끝 부분, 중간 부분 등에 각각 모니터링 장치를 설치해 물이 밀려들어오는 상황을 지점 단위로, 또 즉각적으로 탐지하고 경고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라며 "또 다른 침수 피해를 예방하려면 물이 차오르는 즉시 초 단위로 잘게 쪼개 경고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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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전국에서 산사태, 홍수 피해가 급증한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산사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충북 청주 오송 소재 지하차도가 인근 미호강의 범람으로 물에 잠기면서 17일 오전 기준 최소 13명이 숨진 참사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와 같은 극단적인 침수 피해를 예방하려면 몇 초 단위로 침수를 경고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는 지난 15일부터 지속된 폭우로 인근 미호강 임시제방이 터지면서 침수됐다. 지자체와 경찰에 따르면 지하차도 침수는 첫 신고 접수 후 2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벌어졌다. 정인택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 미래스마트건설연구본부 수석연구원은 "침수 사고는 보통 빠르면 50초~2분 내에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도로 통제 여부 판단 시간 자체를 줄여야"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사고 4시간 전 금강홍수통제소가 홍수경보를 발령했으나 지자체에서는 사고 직전까지 진입 통제 명령을 내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차도를 관할하는 지자체인 흥덕구청, 청주시, 충청북도 중 어디든 통제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인택 연구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나 차량의 진입을 미리 막는 것"이라며 " 그러기 위해선 도로를 막아야 할 지, 말아야할 지를 판단하는 시간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연은 지하차도, 지하주차장 등의 지하 시설물 및 통행로의 침수 상황을 직접 모니터링해 실시간으로 경고 알림을 줄 수 있는 센서와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정 연구원은 이번에 공개한 기술에 대해 "지하차도 등 침수 위험이 있는 시설의 내·외부에 모니터링 센서를 설치하고, 이 센서를 경보알림안내판 등과 연결해 차량이 도로에 진입하기 전부터 자동으로 알림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차량은 멀리서 경고만 해줘도 도로에 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하차도의 시작과 끝 부분, 중간 부분 등에 각각 모니터링 장치를 설치해 물이 밀려들어오는 상황을 지점 단위로, 또 즉각적으로 탐지하고 경고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라며 "또 다른 침수 피해를 예방하려면 물이 차오르는 즉시 초 단위로 잘게 쪼개 경고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황석환 건설연 수자원하천연구본부 연구원은 "정밀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이번 참사의 원인으론 기록적인 폭우, 넘치는 물을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진 임시제방, 지하차도의 배수용량 초과 등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방이 어떤 홍수라도 모두 막을 수 있는 구조물은 아니지만, 새 도로가 들어서거나 산업단지가 지어지는 등 하천 주변의 환경이 어떻게 개발되느냐에 따라 제방의 설계 및 보수 기준을 조정해야한다"라며 "예측할 수 없이 발생하는 자연재해일지라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어디인지 등을 면밀하게 파악해 사람들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미리 규제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주요 외신들 "한국, 폭우 피해 이미 몇차례 겪어"

뉴욕타임스, CNN 등 주요 외신은 한국의 침수 피해 상황을 보도하며 한국이 이미 폭우로 인한 피해를 몇 차례 겪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011년 서울 강남 주거 지역에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7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2020년에도 홍수와 산사태로 인해 48명이 사망했다"라고 보도했다. 

CNN 역시 "작년 서울에서 발생한 기록적 폭우로 최소 9명이 사망하고 지하차도, 지하철 등이 물에 잠긴 바 있다"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한국은 매 여름마다 장마철을 겪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폭우가 급증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전국적인 폭우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17일 오후 1시 33분 기준 총 49명이며, 전국에서 1만여명이 대피한 상황이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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