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깃값 내리면 치킨값으로 불똥 튈라... 프랜차이즈 업계 '긴장'

유엄식 기자 2023. 7. 1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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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닭고기 공급 확대를 위해 하림 등 주요 공급사와 잇따라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닭고기 공급량이 늘고 가격이 내려가면, 이를 원재료로 하는 치킨값 인하 여론으로 번질 수 있어서다.

━정부, 업계에 "육계 공급 확대" 요청치킨 등 외식비 인하 이어질까━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하림, 동우팜투테이블, 체리부로, 사조원 등 10개 회사와 국내 닭고기 수급조절협의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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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마트 관계자가 닭고기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정부가 닭고기 공급 확대를 위해 하림 등 주요 공급사와 잇따라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닭고기 공급량이 늘고 가격이 내려가면, 이를 원재료로 하는 치킨값 인하 여론으로 번질 수 있어서다.
정부, 업계에 "육계 공급 확대" 요청…치킨 등 외식비 인하 이어질까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하림, 동우팜투테이블, 체리부로, 사조원 등 10개 회사와 국내 닭고기 수급조절협의회를 진행했다. 연간 국내 닭고기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주요 회사 사육 담당 임원 등 관계자들이 지난 4월 말에 이어 2달 반 만에 재소집된 것이다.

정부는 이날 치킨, 햄버거 등의 주원료인 '육계' 공급량과 도매가격 동향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철 보양식 수요가 많은 삼계 공급량은 안정화됐는데 육계 공급량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육계 공급량은 3억6825만 마리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업계에선 연초 확산한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육용 종계 생산성이 떨어져 병아리 공급이 감소한 가운데, 인건비와 물류비 등 전반적인 생산원가가 상승하면서 닭고기 공급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 업체들이 주로 납품받는 닭고기 9-10호 가격(냉장 기준)이 최근 1년간 가장 낮은 시점은 2022년 9월 말로 1kg당 3000원이었다. 이달 17일 기준 같은 제품 공급 가격은 1kg당 5000원으로 이때보다 66% 올랐다. 이 기간 평균 단가(1kg당 4420원)와 비교해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운영자금 저리 지원, 사료 가격 조기 인하 유도 등으로 닭고기 공급 업체의 생산비 부담을 덜어줘 공급 확대를 지원할 방침이다. 사육관리가 정상화된다면 약 2개월 뒤인 올해 9월경엔 육계 공급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이번 간담회가 삼계탕, 치킨 등 외식 업체 가격 인하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삼계탕, 치킨 등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제품의 가격 인하를 고려했다면 육계 생산자 단체를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두 마리 후라이드 치킨 할인 판매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치킨 프랜차이즈 "닭고기 외 부대비용 증가, 가격 내리면 점주가 더 타격" 난색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최근 농식품부가 밀가루(소맥분) 제조사와 만나 공급 가격 인하를 논의한 이후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라면, 과자, 빵 제조사들이 주요 제품 가격을 전격 인하한 것과 비슷한 흐름이어서다.

치킨 프랜차이즈 빅3 업체인 교촌치킨은 영업실적 악화로 지난 4월 주요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허니콤보 가격은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랐다. bhc는 2021년 12월, BBQ는 지난해 5월 대표 메뉴 가격을 최대 2000원 인상한 뒤 가격을 유지해 왔다.

다만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닭고기 공급 가격이 내려가도 메뉴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닭고기 공급 가격도 올랐지만, 인건비 등 매장 운영비 상승 폭이 훨씬 크다"며 "메뉴 가격을 낮추면 본사보다 점주의 손실이 크다"고 했다.

업계에선 메뉴 가격을 1000원 낮추는 것보다 플랫폼 업체들의 배달 수수료율을 낮추는 게 소비자들의 가격 인하 체감 효과가 클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메뉴는 가격의 10~15%를 배달 플랫폼에서 수수료로 가져간다"며 "점주 입장에선 2만원짜리 메뉴를 팔면서 3000원을 수수료로 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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