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 "홍수 대비" 통보에도…물 불어나는데 CCTV만 봤다

강태우 2023. 7. 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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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충청북도와 청주시 간 재난안전관리 시스템 연동 부재가 빚은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4시10분 오송읍 궁평 2 지하차도 인근 미호강에 홍수경보를 내렸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사고 발생시간(15일 오전 8시40분)보다 1~2시간 가까이 빠른 사고 당일 오전 7시2분과 7시58분에 이미 '오송읍 주민 긴급대피'와 '궁평지하차도 긴급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각각 한 차례씩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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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 사고' 감찰 착수
04:10 금강홍수통제소, 미호천에 '홍수경보' 발령
06:30 미호천 수위 '심각'(9.2m), 홍수통제소가 흥덕구청 건설과에 전화
06:36 흥덕구청, 청주시도로사업본부에 전화 연락
06:49 청주시도로사업본부, 청주시 안전정책과 재난대비팀에 통보
07:02 오송읍 주민 긴급대피 요청 112 신고
07:56 청주시, 오송 침수 발생에 따른 이동 주차 및 주민 대피 안내문자 발송
07:58 궁평지하차도 긴급통제 요청 112 신고
           청주시, 충북도로관리사업소에 연락하지 않음
           충북도로관리사업소, 경보 발령 후 CCTV만 확인
08:40 제방붕괴, 지하차도로 물 6만t 쏟아져들어감
            전원 이상으로 배수펌프 미작동 
사진=연합뉴스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충청북도와 청주시 간 재난안전관리 시스템 연동 부재가 빚은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4시10분 오송읍 궁평 2 지하차도 인근 미호강에 홍수경보를 내렸다. 통제소는 이어 오전 6시30분 하천 수위가 경보(8m) 수준보다 높은 계획홍수위(9.297m)가 ‘심각’ 단계까지 이르자 청주시 흥덕구청 건설과에 주민 대피 및 통제가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계획홍수위는 계획홍수량에 해당하는 높이로 이 수위까지 물이 차면 하천이 버틸 수 있는 기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금강홍수통제소가 측정한 미호천의 수위가 파란 선으로 표시돼 있다. 평소 2m 수준이던 이 하천의 수위는 지하차도가 침수되던 지난 15일 오전 8시 후 '심각'의 기준인 9.2m를 훌쩍 넘어 최고 10.09m까지 올라갔다. /금강홍수통제소 홈페이지


 하지만 교통통제는 이뤄지지 않았고 두 시간이 지난 오전 8시40분 미호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6만t의 하천물이 거침없이 지하차도로 향했다. 통제소가 관할 구청에 ‘저지대 및 취약 구간에 대한 주민 대피 및 응급 복구 조치를 지자체 매뉴얼대로 조치해 달라’고 통보하는 등 홍수에 대비할 것을 알린 후에도 2시간10분의 시간이 있었지만 지하차도 통제는 없었다. 흥덕구청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인근 마을에 주민대피령을 내리고도 정작 도로 시설물에 대해서는 관할 기관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흥덕구 관계자는 “도로관리나 차량 통행 차단 여부는 관리기관이 따로 있기 때문에 (지하차도) 통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은 전파하지 않았다”며 “당시 청주 시내권에서도 침수 피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어서 현장 대응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전 6시36분 흥덕구청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청주시도로사업본부는 13분이 지난 오전 6시49분 청주시안전정책과 재난대비팀으로 홍수위기 상황을 알렸다. 재난대비팀은 구청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지 1시간 7분이 지난 뒤에서야 청주시민에게 오송 일대 침수 발생에 따른 이동 주차 및 주민대피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뒤늦게 문자를 발송한 데다 지하차도를 직접 통제·관리하는 충북도로관리사업소에도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충북도로관리사업소는 당시 홍수경보 발령 후 지하차도에 물이 차는지 CCTV로 확인하고 있었다. 인근 제방이 무너져 갑작스럽게 물이 밀어닥치는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게 사업소 측의 설명이다.

충청북도 도로과 관계자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교량 공사를 하고 있고 가설 제방도 튼튼하고, 시공 및 감리업체가 철저히 관리하고 있으니 하천물이 임시 제방을 허물고 범람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제방 유실 우려에 민원이 있었다고 하는데 제방 시공 및 보수와 연관이 없는 데다 도로 쪽만 관리하다 보니 제방 상황을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청주서부소방서가 현장에 게시한 조치 현황. /청주=강태우 기자

결국 흥덕구와 청주시, 도로를 통제·관리하는 충청북도의 재난 대응 시스템 연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총체적 부실이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국무조정실은 이날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한 원인 규명을 위한 감찰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사고 발생시간(15일 오전 8시40분)보다 1~2시간 가까이 빠른 사고 당일 오전 7시2분과 7시58분에 이미 ‘오송읍 주민 긴급대피’와 ‘궁평지하차도 긴급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각각 한 차례씩 있었다.

국무조정실은 당일 새벽 충북도·청주시·흥덕구 등 현장을 관할하는 광역·기초자치단체와 경찰·소방에 들어온 모든 위험 신고와 후속 조치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특히 사고 전 궁평2지하차도에 대한 교통통제가 적시에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이유를 밝히기 위해 관련 지자체와 경찰·소방의 안전조치 내역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호천 임시 제방공사와 관련된 각종 행정기록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 

청주=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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