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에 세계문화유산, 구석기 유적도 물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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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쏟아지는 폭우로 백제의 고도(古都)인 공주ㆍ부여를 비롯한 전국에서 문화재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3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한 국가유산 피해는 39건으로 집계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국가민속문화재) 가옥 4채의 담장이 무너지는 등 전국 곳곳의 국가 유산 피해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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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등재 공산성·석장리 유적 침수
안동 하회마을·순천 낙안읍성 등도 파손
연일 쏟아지는 폭우로 백제의 고도(古都)인 공주ㆍ부여를 비롯한 전국에서 문화재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3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한 국가유산 피해는 39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사적 19건, 천연기념물ㆍ국가민속문화재 각 5건, 명승 3건, 보물과 등록문화재 각각 1건이다. 지역별로는 경북 12건, 충남과 전남 각각 7건, 강원 3건, 충북 2건, 서울ㆍ부산ㆍ광주ㆍ경기 각 1건이다.
충남에선 도 지정자료를 포함해 총 16건의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에 공주와 부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구’의 한 곳이자 사적인 공주 공산성에는 사흘 간 쏟아진 물폭탄에 누각인 만하루가 지붕까지 잠겼다가 16일 새벽 금강 물이 빠지면서 다시 모습을 보였다. 공산성 내 또 다른 누각인 공산정 부근 성벽 일부도 유실됐고, 서쪽 문루인 금서루 하단 토사도 유출됐다.
구석기시대 인류 흔적이 최초 발굴된 공주 석장리 유적도 발굴지가 침수돼 박물관 측이 소장 유물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탐방객을 전면 통제했다. 백제 웅진시기(475~538) 왕실 무덤이 모여 있는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도 토사 유출로 피해를 봤다. 공주 수촌리 고분군 사면도 일부 경사면이 붕괴됐다.
부여에선 왕릉원 서고분군 2호 무덤 경사면 일부가 유실되고, 부소산성 군창지(군수물자 창고 터) 경계에 둘러놓은 울타리와 탐방로 일부가 훼손됐다.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여흥민씨 고택의 행랑채 외벽도 일부 파손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국가민속문화재) 가옥 4채의 담장이 무너지는 등 전국 곳곳의 국가 유산 피해도 이어졌다. 문경새재는 배수로 일부가 유실됐고, 하천 범람으로 봉화 청암정과 석천계곡은 주변 가로등과 조명, 난간 등 시설물도 피해를 입었다.
서울 창덕궁 인정전 뒤편 화계(계단식 화단) 담장이 파손됐고, 고려 전기 석탑으로 추정되는 ‘영광 신천리 삼층석탑’과 2m 떨어진 석출 일부가 무너지기도 했다. 전남 순천 낙안읍성에선 관아동 내아 기와 탈락, 민가동 침수, 담장 붕괴 등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해당 지자체와 함께 긴급 조치하고,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며 “응급 복구 및 추가 훼손방지를 위해 긴급 보수사업 신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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